# 하루하루.

예정일은 지나가고 매일 신랑도, 나도 한 두통의 카톡을 받는 것 같다. 애는 낳았는지, 소식은 없는지... 부모님들이나 할머님께는 안부전화겸 드리려고 해도 혹시 병원갔나 하고 놀라실까봐 쉽게 전화도 드리기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 

나는 다행히 불안하거나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는 것 같은데, 신랑은 빨리 동동이가 보고싶은가보다. 어차피 늦어지는 거 아예 다음주 26~27일쯤 나와서 신랑 출장 일정과 조리원 일정이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어느 블로그에서 막상 출산하려고 하니 시원섭섭하다는 기분이 들었다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뱃속에 품고 있다가 밖으로 내어놓는 느낌? 인제 태동도 느낄 수 없다는 섭섭함과 보고싶다는 마음이 섞여있다는) 나도 혹시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보고싶으면서도 뭔가 괜시리 아쉽기도 한. 하도 육아가 전쟁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육아보다 품고 있는게 낫다는 생각인건가... 

어쨌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계획을 세우긴 어렵고 매일 눈을 뜨면 "오늘은 뭐할까"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한창 날씨가 춥고 길도 미끄럽고, 의사쌤이 쇼핑몰이나 백화점 같은 델 걸으라고 해서 근처에 있는 대형마트, 쇼핑몰들을 섭렵하는 중이다. 가고싶은 데 가고, 맛있는 거 찾아 먹으러 다니다보니 신랑은 신혼여행을 온 것 같다고도 했다. 예상했던 시간을 넘기다 보니 외식비도 만만치 않아 인젠 동동이가 나와야 될 것 같은...ㅠ 

다행히 지난번 병원에 갔을때 동동인 3.1kg로 크지 않았지만 막달 방심하는 사이에 확 크는 수가 있으니 조심하라고들 했었다. 미연언니는 막달엔 과일도 일부러 안 먹었다며. 나도 신경을 좀 쓰려 했지만, 막상 식사 시간이 다가오면 그런 생각은 온데간데 없이 그 순간 먹고 싶은 걸 찾게 된다. 

폴바셋 음료 쿠폰을 쓰려 한건데, 타르트와 슈크림까지 왜...;;;; 




거의 10년? 만에 학교 앞 삼호정 순두부를 먹으러. 전부터 생각나서 벼르다 찾았는데, 맛은 거의 그대로였지만 예전 배고프던 시절, 선후배들과 시켜먹던 그 느낌과 그 맛이 살진 않았다. 




어느날은 도저히 먹고 싶은 게 생각나질 않아 뷔페를 찾았다. 구운 자몽이나 잔치국수를 먹을 생각으로 애슐리를 갔는데 둘다 없다니!! 배불러서 기분 안 좋았던 날. (응?)




다음날 점심에 찾은 장어집. 인생 장어집이었다!!! 사실 장어를 그리 좋아하진 않았지만 새로운 메뉴와 새로운 장소를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따라나섰는데, 이렇게 고급스러운 장어집이라니!!! 분위기도, 맛도 완전 만족. 다음번 가족 회식 장소로 점 찍어두었다. 돌아오는 길에 헤이리에서 밀크티도 한잔. 햇살이 어찌나 따가운지 겉옷을 벗고 있었는데도 땀이 날 정도였다. 




신랑 친구분이 준 기장 미역. 산모미역이라며 나중에 칼로 자르지 말고 먹으라는데, 이건 1미터는 되어 보이는데 어떻게 먹는 건지...;;; 



# 40주+3일. 이슬이 비치다. 

정기검진이 있던 날 아침. 비쳤다고 하기엔 좀 촉촉할 정도로 피가 났다. 찾아보니 이슬은 갈색혈에 덩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던데 나는 그냥 빨간? 선홍색?에 덩어리도 없었다. 전화해서 물어보니 일단 오후 검진때 오면 될 것 같다고 해서 애써 침착하게 생각하며 혹시 모르니 오전에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가기로 했다. 

샤워는 기본이고, 신랑은 방과 마루 청소에, 베란다 청소까지. 나도 빨래를 개고, 또 빨래를 하고, 신랑 출장 짐도 대충 정리해놓고. 

그러고나니 둘다 헉헉 지칠 때가 되어 혹시 마지막 만찬이 될 지 모른다며 먹고 싶은 걸 생각해내고 싶었지만 마땅치 않아 짜장면을 시켜 먹고. 가는 길에 이디야 토피넛라떼를 먹고 싶다고 했으나 예약 시간이 빠듯해 바로 병원으로. 

의사쌤이 두번째 내진을 해보더니 아직도 자궁문은 열리지 않았고 애도 안 내려왔다고 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골반이 좁아서 애가 못 내려오고 있다며.ㅠㅠ 그러면서 다음주에 유도분만 날짜를 잡자며 일단 자연분만을 시도해보자고 했다. 조선시대 같았으면 그래도 다 분만 했다며, 수술할 가능성도 있긴 한데 일단 시도해보자고...

병원을 나와 신랑과 토피넛라떼를 한잔. 

혹시 오늘 볼 수 있을까 신나했던 신랑은 조금 차분해졌고 병원에서 무슨 말을 들었을까 궁금해할 가족들을 위해 연락을 돌렸다. 

난 무엇보다 골반이 좁다는 말이 계속 맴돌아 걱정이 된다. 그런 줄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출산을 코앞에 두니 골반이 좁아도 자연분만이 가능한 건지, 진통은 진통대로 하고 수술하는 건 아닌지, 그냥 수술하는게 나은 건 아닐지... 무서운 건지, 걱정인 건지 모를 감정이 쉽게 떠나질 않아서 괜시리 더 예민해지고 있다. 게다가 아예 26일 유도분만 날짜까지 조용하면 좋으련만 이슬이 비친 걸 보니 혹시 연휴에 진통이 생겨 병원을 찾게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크리스마스까지 별일 없이 보내고 26일에 병원을 찾게 되길, 아니 그보다 당연히 고통은 있겠지만 건강하게 동동이를 만날 수 있길. 이 생각만 하자... 


마지막 만찬인 줄 알았으나 그냥 점심... 




즘 맛있어하는 토피넛라떼. 카페인 없대서 먹기 시작했는데 조금 있긴 있네...;;; 


Posted by 생숭이

#37주. 

언제 아기가 나와도 괜찮다는 37주에 들어섰다. 

그리고 신랑도 이번주엔 시험이 끝나, 드디어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그동안 그도, 나도 일을 쉬어본 적이 거의 없고 특히 연애하고부턴 바로 신랑이 수험생이었기 때문에 마음 편히 놀고 쉬어본 적이 없어서 이 시간들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몸은 좀 무겁고 피곤해도 나중에 아쉬워하지 않을 정도로 실컷, 맘껏 놀고 싶다!!!


그리고 병원에선 공포의 내진을 처음 했다...

지난주에 의사가 "다음주엔 내진 함 해봅시다" 라고 했더니 순진한 신랑이 "내진이 뭔데요?"하고 물어서 의사가 웃으며 (나를 가리키며) "알 거예요^^"라고 했던...

여튼 결론은 자궁은 1cm도 열리지 않았고, 아기도 전혀 내려오지 않았다며, 하루 세번 한시간씩 걸으라는 처방이 떨어졌다. 

아기는 3kg 정도로 크진 않은데 골반이 좁으니 좀 빨리 낳는게 좋지 않겠냐며. 

에효. 하체 비만인데 골반은 좁다니, 정말 억울하다... ㅠㅠ 



#동동이 맞을 준비


막막하다고 미루고 미루던 동동이 맞을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단 출산 선배들에게 받아둔 동동이 물품들을 마루에 펼쳐놓았더니 꽤 되었다. 하나둘씩 정리하다보니 뭐에 쓰이는 건지도 제대로 모르겠어서 일단 펼쳐놓은 채로 아기용품점에 가서 빨래망이랑 세제를 사서 빨래부터 시작했다. 

뭐부터 해야하는지 막막했었는데 다 펼쳐놓으니, '빨래를 해야하는구나' '빨래를 하려면 세제가 필요하구나' '빨래를 하려면 세탁기 청소를 해야겠구나' '빨래를 하고나면 넣어야 하니 서랍장이 필요하구나' 등 하나씩 좀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이제야... 

어쨌든 그래서 이번주엔 언제든 산부인과에 갈 수 있도록 내 캐리어를 싸고, 동동이 빨래 1차 완료. 

다른 사람들은 30주 넘어가면서부터 캐리어도 싸고 아기 물품도 준비하던데 내가 참 늦긴 늦었구나... 마음만 급해진다.



#친구들 만남

- 토요일엔 대학 송년회에 다녀왔다. 약간 무리스럽다 싶긴 했지만 다음달에 결혼하는 후배도 있어 청첩장도 받아야 할 것 같고(다음달 결혼식은 참석 못하니) 준비한 후배들도 걸리고, 작년 말에 내 결혼식때는 열심히 준비하고 참여하고선 올해는 안 가는건 아닌 것 같아 참석했다. 얼굴들을 많이 보진 못해 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은 반갑고 괜시리 고마웠다. 

- 일요일엔 유리를 일산으로 오라고 해서 만났다. ㅎㅎ 수원에서 온 유리와 '청춘다방' 떡볶이를 먹고, 그 자리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4살 아들을 둔 유리는 한결 여유로워 보인달까. (물론 얘는 아기였을 때부터 여유로워보였지만.) 

- 월요일엔 수민이랑 점심을 먹었다. 요즘은 어쩌다보니 출산한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솔로 친구를 만나 예전 직장 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실컷. 

- 화요일엔 오키네를 보러 양평으로. 보연언니도 같이 보고 싶었지만 이번달에는 서울에 계신다고.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좋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하긴 했지만 완전 별장이었다!! 잘 차려준 점심이며, (사진을 깜박하다니!!ㅠㅠ) 계속 나오는 간식에, 끊임없는 대화에. 아마 솔로 넷이 만났다면 이렇게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기가 있고, 아기가 곧 나올 예정이니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던 것 같다. 내심 신랑이 어색해하진 않을지 걱정했는데 충분히 재밌게, 즐겁게 보내다 온 시간이었다. 양평까지 온 김에 두물머리 들렀다 가라는 말에 가봤는데 마침 오늘 드라마 촬영이! 게다가 유승호라니!!!!!! 





Posted by 생숭이
메모 & 공부2017. 12. 12. 18:46

마음 먹은 지 석달만에 영어시험 통과...ㅠㅠ 

공부를 제대로 한건 9월부터니 거의 석달은 영어 공부를 한 것 같다. 내년 상반기에 노무사 1차 시험을 볼까 하고 시작했던 영어시험인데, 워낙 바닥부터 시작했고 목표대로 되지 않아서 완전 영어시험 통과를 위한 기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해서 그렇다(무려 17년만에 처음 영어시험 준비...), 등의 핑계도 있겠지만 되돌아보고 냉정히 평가해보자면...


1. 청취를 포기하면 안되었다.

지텔프 65점 전략을 찾아보면 문법이 하드캐리하고, 독해를 끌어올리고 청취는 대부분 포기하는 것이었다. 청취는 한 줄로 세우라는 말도 있었고, 처음 문제와 마지막 문제 정도만 맞추라는 말도 있었고. 여튼 청취가 40점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난 찍는 걸로는 도저히 이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한 줄로 세워도 안되고, 처음 문제와 마지막 문제를 맞추려고 해도 대충 들을 줄 알아야 맞추지, 40점도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통과하기 직전 시험을 보고 나오면서 '아 이렇게 해서는 계속 못 붙겠다' 하는 생각이 확 들었다. 듣기를 운에 기대어 40점 이상이 나올 것을 바라는 것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그제야 든 것이다.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2주 정도 듣기 공부를 제대로 한 것 같은데, 내가 했던 방식은

1) 매일 모의고사 풀기

사실 그동안 시험을 치면서도 듣기 공부를 제대로 한적이 없기에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는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개씩 모의고사를 풀었다. (그동안 모의고사를 풀때 문법은 꼭 풀고, 독해는 시간 안 맞추고 풀고, 듣기는 대부분 한 지문 정도 듣다가 포기...)

그리고 듣기도 독해와 같이 복습을 진행했다. 당연히 대부분 잘 안 들렸기 때문에 몇 문제 틀렸는지, 맞췄는지에 힘 빠지지 않고 정답지 보면서 단어 외우고, 본문 읽으면서 해석보고, 들으면서 따라 읽어보고. 이런 식으로 복습을 진행했다. 이렇게라도 하니 두번째 볼 때는 part 1 같은 경우는 다 맞춘 적도 있었고, 틀린 횟수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 드니 듣기 공부도 할 만 했다. (물론 처음 푸는 문제를 잘 한 적은 없지만)

2) 문제를 한글로 대략 써놓기 

도움이 될까 하고 11/12 시험  전에 '이제훈의 지텔프 뽀개기 (듣기+독해편)'을 사서 인터넷 강의까지 들었다. 결과는 대략 만족.

특별한 묘수를 기대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달까.

이제훈 쌤이 강의에서 알려준 대로 문제를 들을 때 한글로 대충 적으려고 연습했고, 여전히 실력은 늘지 않았지만 그래도 듣기에 아주 조금 감을 잡게 된 계기가 되었다. 


2. 문법 하드캐리 전략은 유효.

지텔프 장점이자 누구나 이야기하는 전략인 문법에서 점수를 딴다는 것은 맞는 방법이다. 문법, 청취, 독해 중 가장 점수를 따기 쉬운 과목이기도 하고, 공부효율도 (들인 시간에 비례하여 얻는 점수) 높다. 나같은 경우는 작년 12월에 이유정 문법을 대략 듣긴 했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공부해서인지 제대로 외우지 않고 '이해'하고 시험을 봤더니 점수는 아주 바닥이었다. 영어시험이 암기과목이라는 것을 까먹은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노무사 준비 카페에서 다시 이유정 문법/독해 동영상 강의를 구입해서 (혹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정말 저렴하게 판매하겠습니다~) 들었더니, 인제야 감도 오고 뭘 외워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달까. 특히 문법은 이유정 문법 강의를 꼭 들으라고 권하고 싶고 목표에 도달하는 시간도 훨씬 앞당길 수 있다. 

다만 나는 어느 정도 문법 실력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시험을 보니 73점, 81점이 나왔고 모의고사에도 꼭 5개 안팍으로 틀려서 뭐가 문제인지, 왜 더 높은 점수가 나오지 않는지 고민이 되었다. 특히 문제를 풀 때는 시간도 10분 안팍이면 다 풀었고, 막히는 거 없이 푼 것 같은데도 틀린 문제들이 속출하니 답답했다. 시중에 나와있는 문제집을 많이 풀어봤는데도 틀린 갯수는 줄어들지 않았고, 한 문제집을 여러번 풀어봐도 틀린 문제는 계속 틀리기도 했다. 어떨 때는 시제를 많이 틀린 것 같아 이유정 문법 책에서 시제만 풀어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조동사나 to부정사를 많이 틀린 것 같아 그 부분만 풀어보기도 했는데 꼭 특정 파트만 문제라기보다 돌아가면서 계속 틀린 문제가 생기고 있었다. 그래서 막판 시험 전에는 오답노트를 열심히 만들었고 (약 6~70문제 정도 되었다) 시험을 며칠 앞두고는 오답노트를 잘 보았다. 그리고 시험에 꼭 나오는, 반드시 맞춰야 하는 to부정사/동명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보기는 절대 틀리지 않도록 다 외웠다. (to부정사 쪽을 다 외웠는데 다른 방식으로 나올까봐 걱정하긴 했다.)


또 시험칠 때는 막힘없이 술술 풀리는 것 같은데도 '굳이' 다시 한번 봐야할 문제들을 체크해서 시간을 다 할애해서 다시 한번 보고 또 생각했다. 그랬더니 당연히 아는 문제 같은데도 한번 더 생각하니 헷갈리고 답에 확신이 없게 되었다...;;;;; 그래도 대부분 처음 생각했던 답으로 찍었는데 다행히 문법 100점. 다른 건 몰라도 문법에 들인 노력이 있어서 문법은 꼭 100점을 한번 받고 싶었는데 기쁘다. 


3. 독해) 단어-어휘 외우기 + 문제 한글로 적어놓기 

1). 

나는 단어 카드를 이용해 외우는 방식을 했는데, 이 방식 자체는 정말 훌륭하나 늘 막판에 마음이 급하니 단어 외우기에 소홀했다. 헷갈리는 단어들은 3~4번 반복해서 봐야 완전히 내 것이 되는데, 1번 외우고 넘어가거나 아님 단어카드에 적어놓고 다시 보지 않거나, 이런 경우가 많았다. 마지막 시험 전에는 단어 외우는 시간을 정해서 단어 외우기만 하기도 했고, 늘 헷갈렸던 단어들 (비슷하게 생겼거나 뜻이 같거나)은 엑셀로 정리해서 따로 보기도 했다. 

2).

이제훈 쌤의 독해 강의에서 배운 대로 일단 독해 문제집을 받으면 (문제보고 답 찾고, 이런 식으로 했었다가) 문제들에 한글로 간단하게 메모를 했다. (예를 들면 '이 글의 주제', '제시가/000하게 된 계기/어릴 때' 이런 식으로) 시간이 부족하지 않냐고 걱정하기도 했지만 막상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되려 이렇게 전체 문제를 한번 쭉 훑고 나면 본문을 볼 때도 바로 답이 보이기도 하고,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하는지도 좀더 빨리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를 제대로 읽게 되어 전보다 문제를 맘대로(?) 해석하는 오류가 적어졌다. 

이렇게 했어도 독해 점수는 많이 올라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올린 데 만족하며... 


4. (어느 정도 실력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매일 모의고사_실전처럼 풀기

이건 신랑이 알려준 팁이다. 신랑도 예전에 객관식 시험 볼 때 모의고사를 실전처럼 풀었다며 이게 되게 중요하다고.

시험이 문법-청취-독해 순으로 진행되는데 문법을 보고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듣기를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하나도 안 들릴 때의 당황스러움은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마지막 독해 칠 때의 피로감과 시간에 쫓기는 것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등. 문제를 단순히 많이 풀어보는 것보다 막판에는 실전처럼 시간을 정확히 재고 거기에 맞춰서 풀고, 복습하는 방식이 도움이 되었다. 물론 집에서 치는 건 아무래도 시험칠 때의 긴장감을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런 훈련을 해놓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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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예정일이 12월 19일이어서 11월 26일 시험을 마지막으로 잡긴 했는데, '이러다 결국 올해 안에 영어시험 통과 못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많이 들어 마지막 시험 전에는 걱정도 불안도 많았다. 영어시험이 끝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간 안에 통과는 해서 너무 다행이다. (기쁘다기 보다 다행이라는 표현이 맞는...)


Posted by 생숭이

# 출산휴가 후. 

출산휴가를 시작하면 몸에는 좀더 휴식을 주고, 책을 읽으며 평안함도 갖고, 동동이를 위해 아이용품 만들기도 참가하고, 태교책도 읽어주고,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11월에만 있는 분만후 관리 교육이나 모유 교육도 가면서 막달 준비를 하려 했는데...
11월 12일 영어시험에서 목표로 한 점수를 못 넘었기 때문에 2주 뒤 한번더 봐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출산휴가 시작하자마자 영어 시험을 중심으로 2주 계획을 짜다보니 예정했던 것들은 대부분 하지 못하고 뒤로 다 미루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치질까지 생겨서 너무 고생했다.......ㅠㅠ
결국 병원가서 처방전 받아 크림도 사고, 좌욕기도 알아보고. 
추모제도 준비하고, 꼭 해보고 싶었던 비정규노동 수기도 급하게 응모하고. 
휴가 시작하자마자 참 바쁜 2주를 보냈다. 

인제 막달이라 그런지 잘 때 너무 힘들다. 대부분 왼쪽 보고 자다보니 좀 자다보면 왼쪽 허벅지랑 골반이 너무 아프고, 자세를 바꿀 때는 치골이 너무 아프고, 바꿔서 오른쪽 보며 자다보면 또 오른쪽이 아파서 왼쪽으로 바꾸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고 침대에서 내딛는 발바닥도 아프고. 그나마 내가 잘 자는 편이라 잘 깨면서도 금방 잠들어서 다행이지 안 그럼 밤새 뒤척이며 힘들었을 듯. 

동동이는 이제 2.8kg. 잘 크고 있지만 엄마는 힘들단다...ㅠㅠ



# 요즘 먹은 음식들...

막달이 다가오니 막 먹게 되는구나...

 요즘 아침 식단. 식이섬유 많다는 것만 골라서 먹었다. 유산균까지 먹으니 그래도 좀 나아진 듯...



요즘 집에서 해먹은 음식들. 엄마가 주신 김치찌개, 엄마가 해주신 김치볶음을 이용한 김치볶음밥. 엄마가 주신 밑반찬과 제육볶음. 
그리고 엄마가 주신 목살과 소고기.
별식으로 프렌치 토스트와 짜파게티. 


요즘 외식. 특별히 당기는 거 없을 땐 죽이 참 좋았다. 


몸에 안 좋은 것도 많이 먹었구나...ㅠ
선경언니가 준 김치가 너무 먹고 싶어서 라면을 두번이나 먹었다. 인제 좀 절제하자...
도미노 피자 7치즈&그릴드비프 피자는 정말 최고였다. 피자먹으면서 진짜 맛있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는데 먹으면서도 또 먹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조만간 또 먹을 것 같다.


에머이 쌀국수. 분짜라임과 에머이 쌀국수를 먹고 나니, 다른 데는 가기 싫을 정도. 
2주 사이에 쌀국수를 4번은 먹은 듯. 
혼자 가서도 꼭 쌀국수와 롤만두를 시킨다. 쌀국수가 양이 좀 적기도 하지만 롤만두도 먹고 싶어서... 처음엔 만두 한 그릇도 다 먹었는데 지금은 반만 먹는다.^^ 


Posted by 생숭이

11월 20일부터 (에정일은 12월 19일) 출산휴가를 쓰려고 했는데, 후임으로 내 전에 일했던 사람이 오기도 하니 이월해줄 것이 많지 않기도 하고, 어차피 이번달은 출산휴가 급여도 나올 수 있으니 한 주 당겨서 쓰기로 했다. 
출산휴가가 하루하루 다가와 내가 설레하니, 신랑이 "일하게 됐다고 좋아할 땐 언제고" 하면서 놀렸지만 쉬는 건 당연히 즐거운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사실상 출산휴가라 쓰고 퇴직이라 읽는 상황...
1년 가까이 일한 곳이고 사람들과도 정이 좀 쌓였는지 아쉽고 서운한 마음도 커서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한주, 한주를 보냈다.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일을 다 아는 사람이 오니 되려 더 부담이 되어서 욕 먹지 않도록 잘 이월해야겠다는 생각도 컸고. 다시 볼 수 있는 사람들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고마웠던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잘 전달하고 가야겠다는 마음에 호두/아몬두 정과를 주문해서 챙겨드리고, 직접 밥이라도 사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챙기고. 그렇게 1~2주를 보냈다. 

생각보다 덤덤하고, 아쉬운 마음보다 빨리 쉬고싶다는 생각도 커졌었는데(^^)
막상 마지막날 선생님들이 이야길 들으셨는지, "오늘이 마지막이라면서요" 하면서 손 잡아주시고 어떤 선생님은 기도까지 해주시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도 많이 받고 (아기 내복까지 주실 줄이야...)
한번 강의한 인연인데도 찾아와서 아쉽다고 말해주는 학생들 때문에 괜시리 울컥할 뻔했지만,
평범한 여느 날의 퇴근처럼 하루를 마무리했다. 

끝나고 나니, 그 주에 큰 지진도 발생하고, 수능이 연기되는 상황도 생겨서 학교가 어수선했겠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