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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05 [경북|안동+영주] 쉬러간 여행
콧바람/여기저기2017. 4. 5. 22:12

역시 뒤늦게 쓰는 여행일기. 
수험생활 중에는 모의고사 후나 중간중간 짬을 내어 나들이를 가기도 했고 2차가 끝난 후에는 발표의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여행을 갔다 왔었는데 되려 합격이 되고는 바로 결혼준비에, 이것저것 챙기느라 둘이 시간을 내어 어디 놀러가질 못했다.  일을 하는 건 아니니, 결혼 준비나 사람 만남도 '노는 것'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어려운 만남들-남자친구 고모님, 큰어머님, 할머님 등-이 참 많았다. 그도 사람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군대+수험생활 포함해 5년? 만에 몰아치는 약속들이어서 몸도, 마음도 서서히 지쳐갈 때쯤, "난 언제 쉬어"라며 힘들어하는 그를 위해 바쁜 와중이었지만 짬을 내어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전날까지도 경주와 속초 중에 어디로 갈까 결정 못하고 있었는데 당일 아침 급 안동과 영주로 결정! 작년 순천-여수 여행의 교훈대로 기차를 타고 안동으로 가서, 거기서 쏘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안동서원, 부석사, 하회마을. 그리고 한우와 고등어.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서서'라는 책으로 유명한 부석사.  여름에 가면 초록이 가득할 것 같고, 가을에 가면 알록달록 화려할 것 같은 곳. 눈 덮인 겨울은 운치가 있었고, 높은 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충분히 멋있었다. 다음엔 여름이나 가을에 가보고 싶다.
시청(?)에 전화해 알아낸 한우집도 최고였다. 고기는 물론, 특히 청국장이. 가까이 판다면 자주 가고 싶을 만큼. 
우리는 맛있는 걸 먹을 때마다 다행히도 둘다 "여긴 누굴 데려오면 좋을까" 생각한다.  
어떤 날은 부모님, 어떤 날은 한창 공부하느라 체력이 딸릴 수험생 친구들, 어떤 날은 맘 편히 만나는 남자친구의 대구 친구들, 어떤 날은 늘 일정이 많아 맛있는 거 찾아 먹을 짬도 없는 동료들. 한우는 누구에게도 다 좋으니까 라며 웃었다.  

하회마을은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사진이 생각만큼 잘 안 나와서였을까, 기대보다 조금 실망했던 곳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냥 정말 '마을' 아닌가. 옛스럽고, 고즈넉하고. 아, 생각해보니 우리의 마음이 여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이 마을의 유래나 전통도 생각해보고, 사는 풍경 등을 눈에 담으며, 마을과 전혀 딴 세상 이야기인 우리 사는 이야기도 나누며 천천히 산책하듯 걸었을 때가 좋았던 것 같은데 이날 오후에 서울로 출발해야 했던 우리는 하회마을을 그런 여유로 돌아볼 틈이 없었다. 그래서였나보다. 

이번에도 우리의 여행은 성공적이었다. 여행을 할수록 여행의 방법과 기술이 늘어나는 것을 우리 스스로 알아가는 것도 재밌고, 해외가 아니어도 여행이 주는 '리셋'의 효과가 크다는 걸 알아가는 것도 큰 힘이다. 여행을 마무리할 때쯤 '다음엔 어디 가볼까'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다음 여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설렘을 주기도.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