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2010. 5. 24. 02:34



또 김제동이 사람들을 울렸다.

이 사진만으로도, 그가 비와 슬픔의 눈물에 뒤덮여 사회를 보고 있는 이 사진만으로도 울컥한데 그의 멘트는 어느 때보다도 감동적이었다.


"...슬픈 날이기도 하지만 기쁜 날이기도 합니다. 행복은 마땅히 나누어야 하고 절망은 마땅히 딛고 일어서서 행복해야 합니다.
...
사람의 얼굴이든 마음이든 바뀌면 몰라볼 수 있습니다.
알아볼 수 있도록 이 마음 끝까지 잃지 않길 바랍니다.

...
음식점에 가서 음식을 시켜놓고 맛이 없다고 말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시켜야 합니다.
투표 하고 그 다음에... 누구를 찍으셔도 관계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정말로 마음에, 마음으로 와닿는 선관위 구호 그대로 하겠습니다. 투표로 말하십쇼.

...
여러분들이 이렇게 손을 꽉 잡고 놓지 않고 가시면 내가 왼손을 들 힘밖에 없을 때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의 오른손을 들어서 세상을 향해 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손을 잡으면 좌도 없고 우도 없습니다.
여러분, 웃고 삽시다. 눈물 흘리고 또 웃고 웃을 만큼 웃고 눈물 흘릴 만큼 눈물 흘리고 그리고 극과 극은 통해 있으니 하늘과 땅이 통해 있고 웃음과 눈물이 통해 있고 그리고 저 위에 계신 분과 우리가 통해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큰절)



 

Posted by 생숭이
생각하고2010. 5. 23. 15:30

1년 전 김제동이 고 노무현 대통령 노제에서 사회를 봤을 땐 그저 많고 많은 노무현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 이 사회의 독단 정치, 국민 무시 정치를 우려하는 한 명의 민주시민 정도로 생각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며 사회를 보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과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노제가 끝난 몇일 동안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약 한달 쯤 뒤, 외국어대에서 잡힌 강연 후 김제동이 총학생회 간부들에게 술을 한잔 하자하여 나도 동석하게 되었다. (평소 김제동을 좋아한다고 소문낸 덕에 옆자리에 앉은 행운이...^^)

몇 시간의 술 자리 동안 김제동의 소주 잔 옆에는 소주가 가득 담겨있는 소주잔 하나가 있었다. 누군가 앉았다가 갔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김제동이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당시 김제동은 형님이란 표현을 썼던 것 같다.) 참 아까운 분이 가셨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요새 매일 술을 먹는다...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고 존경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인간 김제동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자기 잔 옆에 있던 술잔을 들며 "이건 노무현 형님 잔이다. 내가 마셔야지." 하면서 원샷을 했다.

1년이 지났다. 그동안 김제동은 참으로 우연스럽게도, 참으로 의도스럽게도 일이 참 안 풀렸다. 

안그래도 최근 노무현 대통령 1주기가 다가오면서 당시 술 자리에서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던, 매일 술을 먹는다던 김제동의 모습이 생각나 요새 참 힘든 시간을 보내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힘듬은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의 사회를 맡았다는 이유 등의 외압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이 보고 싶고, 그리워서 힘들어함을 그를 본 사람들은 진심으로 느낄 것이다.

역시나 김제동의 오늘 트윗은 노무현 대통령을 가득 그리는 마음이 느껴졌다. 사진도 노무현 대통령과 허리 숙여 악수를 하는 모습이다.

"밤은 깊어가고 비는 내립니다 여러분들께는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신지요 손 잡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지요 다시 환하게 웃으며 만나고픈 사람이 있으신지요 화내고 발을 동동 신에게 굴러서라도 다시 여기로 데려오고 싶은 분이 계신지요 비가 하늘에서 내립니다"



오늘 김제동은 노무현 대통령 1주기 추모제에서 다시 그를 향한 마이크를 든다. 작년 노제 사회를 보면서, 술자리에서 눈물을 머금었던 그가 떠오른다. '발을 동동 신에게 굴러서라도 다시 데려오고 싶은 분'을 향한 마음과 사랑에 '좌파'니 뭐니 등의 공격은 정말 부끄러운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현실을 보여준다. 오늘만큼은 김제동이 마음껏 그리워하고 마음껏 눈물 흘리는 날이었으면...


* 6월 2일 부끄러운 한국사회 현실을 바로잡읍시다!! 꼭 투표하세요!!!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