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일. 

와. 심장 뛰는 소리라니.
사실 이전까진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심장소리를 들으니 괜히 눈물이 왈칵하는 거였다.
아직 점 같은 아기가 심장까지 있다니, 게다가 성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뛰다니. 신기하기도, 신비롭기도.
아직 몸에 큰 변화 (이제 슬슬 입덧 때문에 살 찌는 거 빼고)는 없어 실감이 안 났었는데,
인제 진짜 배 속에 생명체가 살고 있구나 느낌이 오는 것 같았다.
몸을 좀더 소중히, 조심조심 다녀야겠다.

병원 다녀온 후, 투썸. 속이 안 좋으니 아이스크림, 특히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딱이다.

Posted by 생숭이

# 일주일.

지난 일주일은 점점 실감을 느끼려 애쓴 한 주였다.
감기기운, 미열은 증상인 것 같은데 입덧은 없으니 아직 몸으로 느껴지는 건 없지만 제일 실감하는 건 역시 조심하게 된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커피, 녹차도 안 먹고 있고, 메밀차를 마시다가도 마셔도 되는지 검색.
떡볶이가 먹고 싶어도 검색. 화장품을 쓸 때도 검색.
어제 아침엔 무심코 드라이 스프레이를 칙칙 뿌리자마자 아 맞다하며 임산부 스프레이를 검색했다.

토요일엔 신랑 따라 결혼식장 가기 전에 벚꽃 구경도. 괜찮을테지만 튀긴 음식 등은 좋지 않을 것 같아 덜 먹었고 당연히 회나 육회는 덜지도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육아 관련된 책도 구입했다. 인터넷 정보가 범람하지만 책 1권은 봐야 전체적으로(?)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전혀 몰랐던 세계에 한발 들어선 느낌. 국민 육아책이 있었을 줄이야. 
언젠가 어떤 글에서 요즘 엄마들이 극성 맞아진 게 아니라 알게된 게 많아서 그런 거라고 하는 말이 떠오르며,
알게 된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다는 걸 실감했다.

책 사진은 없고 교보 앞 카페에서만 한 컷.


마음의 준비를 위해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병원 가기 전날엔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렸다. 너무 초기라 혹시 몰라서, 괜히 호들갑 떨고 싶지 않아서 병원 다녀오고 말씀드릴까 했었는데 결과가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서.
당연히 좋아하셨지만, 뭔가 예상한 반응과 다르기도. ㅎㅎㅎ (특히 우리 엄만 알고 계셨다는 듯이 "응~~")
쑥스럽기도, 축하받으니 새삼 몸에 대해, 아기에 대해 더 책임감이 들기도.

신랑이 물었다. 어떤 기분이 젤 커?
난 걱정이라고 답했다. 건강하게, 별 탈 없이 태어나주길 바라는 걱정, 기형없이, 손가락 발가락 5개씩 다, 건강하게, 나오길. 
이 마음만 가득하다.


# 4월 19일. 병원 다녀오고.

신랑이랑 같이 병원에 다녀왔다. 태낭은 1주일 전보다 눈에 띄게 커졌고, 임신이 잘, 안정되었다고 했다. 인제 5주.
신랑이 나오면서 "우리 애기가 1주일 동안 이렇게 열심히 커주었네"라고 말하니 마음이 짠...
지난주보다 확 실감이 나기도 하고, 신랑 말대로 아기가 최선을 다해 크고 있는데 나도 더 몸조심하고 마음 편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오면서 36살에 결혼해서 36살에 애도 낳네 하면서 둘이 웃었다. 
그리고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하자고 이야기했다.

Posted by 생숭이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에서 (그것도 다른 거 사는 김에 계산대에 있길래) 테스터기를 사서 해본 것이... 
두 줄이 보인 순간, 당황, 놀람. 전혀 의심할 상황이 아니어서 이번주만 해도 두번이나 맥주를 마셨는데.

아침에 확인해 보고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일단 퇴근 후에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퇴근 후 시간엔 예약이 안 된다고 하여 그냥 가기로. 
얼마 전에 신랑 친구 부부가 테스터기로 임신 확인 후 병원에 갔다가 아니어서 실망했던 일이 있었어서, 일단 병원은 혼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검진해주셨던 여의사에게 받고 싶었으나 당직 선생님 밖에 안 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의사쌤은 아직 아기집이 너무 작다며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내가 "아기집이 없어지기도 하냐, 임신이 확실히 맞긴 하냐"고 물으니, 의사쌤이 웃으며 "맞다"며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다음주 병원 예약을 하면서 뭔가 불친절해서 무서웠던 여의사쌤보다 오늘 만난 의사쌤이 친절한 것 같아 오늘 쌤으로 예약. 

안그래도 신랑이랑 만나기로 했어서 신랑 치료 받고 있던 한의원으로 찾아갔다.
언제, 어떻게 이야길 할까, 다음주에 확실히 확인하고 (지금도 분명 확실하다고 했지만) 이야길 할까 고민하다가 
밥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나 임신이래"하고 무슨 감기 걸렸다는 듯이 툭 내뱉었다. 
신랑은 "어??!!!"하더니 병원 갔던 얘길 자세히 해보라고. 그리곤 얼떨떨하지만 기분은 좋은가보다.
가볍게 먹으려던 저녁은 맛난 걸 먹자며 메드포갈릭으로 급 변경. 
괜히 벌써부터 커피 한잔, 탄산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자몽쥬스를 마셨다. 

이제 커피 한잔, 맥주 한잔도 못 마시겠지만 더 큰 기쁨이 있겠지. 

저 점이 아기집이라니. 의사가 초음파 보면서 "아기집 보이지요?"하는데, 전혀 모르겠더라. 동그라미 쳐주지 않았으면 끝까지 몰랐을 뻔.

많이도 먹었네...

Posted by 생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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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은 쿠바 신혼여행 후기.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싶은데 벌써 한달이나 지난 조급함에 정리해둔 것부터. 다시 떠올릴 수록 멋진 곳, 쿠바. 사실 이 글은 신혼여행 후기라기보다, 쿠바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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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둘다 가고싶었던 곳의 교집합은 베트남이었다. 신혼여행으로 가려니 괜히 아까워서, 기조를 이번이 아니면 가기 어려울 곳으로 정하고 

주변 사람들은 어디로 다녀왔나 하나하나 이야기하다 옥희 부부의 쿠바를 떠올리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특히 미국과 수교로 ‘스타벅스가 상륙하기 전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재작년부터 토론토로 직항이 생겨 토론토 경유해 가면 18~19시간이면 쿠바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쿠바의 장점은 1) 날씨가 너무 좋고 2) 나라 전체가 아름다우며 3) 사람들이 순박하고 착하고 4) 의료/교육/문화 선진국이라는 점이다.


1) 날씨가 1년 내내 좋다는 건 큰 복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1년 내내 따뜻+덥고 바다로 둘러쌓여있으니 적어도 굶어죽고 얼어죽을 일은 없지 않은가. 특히 겨울의 게릴라전과 여름의 게릴라전은 천지차이일테니. 2,3월은 쿠바의 겨울이라 많이 덥지도 않고 우기도 아니어서 낮에는 반팔, 밤이나 새벽엔 긴팔을 입을 정도였으니, 날씨가 제일 좋을 때 간 것도 행운이었다.


2) 수도는 수도대로, 시골은 시골 대로 아름다웠고 고속도로는 곡선도 거의 없이 쭉쭉 뻗어 있고 (산이 많지 않으니 곡선이 없을 수 밖에) 보이는 곳마다 사진을 잘 찍거나 그림을 잘 그리거나 표현할 글 재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사회주의 나라임에도 관광객이 이렇게 많고 거부감? 어려움?이 덜한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의 요인도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3) 지나가며 눈이라도 마주치면 올라(안녕) 인사를 건네는 쿠바 사람들. 물론 이거 사 이거 타 등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호객행위도 많았지만. 특히 까사(민박 개념)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고 착했다. 입맛엔 안 맞았지만 아침마다 참 정성스럽게도 차려주었고 물어보는 것마다 안 통하는 말로 친절히 알려주었다. 마지막 까사에서 신랑이 열이 나고 아팠을 땐 괜찮냐, 뭐 더 챙겨줄까 할까봐 까사 주인에겐 알리지 말자고 할 정도였다.


4) 가난한 쿠바지만 의료만은 최고라고 들어 알고 있었지만 쿠바는 무상의료는 물론 대학원까지 무상교육이다. 쿠바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나라에서 친절하게도 지카 바이러스 주의 등의 문자가 날라오길래 가이드에게 이곳은 안전한지 물었더니 "그럼요. 문제되자마자 2~3일에 한번씩 방역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바로 답한다. 특히 쿠바는 문화강국이었다. 예술과 문화가 사회정책으로서 중시되고, 재즈, 스포츠(야구), 미술과 춤 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살사댄스를 배우고 가라고 가이드가 권해주었는데 돌아다니다 체력이 딸려 배우지 못한 게 아쉽다.


쿠바의 단점은 1) 음식/물이 너무 맛이 없고 2) 시설이 낡아 불편함이 많으며 3) 나라 자체로 볼 때는 산업이 거의 없고 관광산업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1) 주식은 팥밥에 고기, 야채를 같이 먹는 것인데 (뭐라 설명할 수가 없다) 소스가 발달되지 않아 소금을 주로 쳐서 전반적으로 짜다. 처음엔 먹을 만했는데 여행이 끝나갈 무렵엔 짠 맛이 너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한국에 가고 싶어졌다. 쿠바는 섬나라지만 난류라서 해산물이 별로 맛이 없단다. 그래도 랍스타, 새우는 기회될 때마다 많이 먹었다.


2) 3성급, 4성급 호텔이나 괜찮은 까사나 큰 차이가 없다. 인터넷을 하려면 인터넷 카드를 사서 호텔 로비나 인터넷이 가능한 거리에서 어렵게 어렵게 (옛날 하이텔보다 더 접속이 어렵게) 인터넷을 시도해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도착한 날 가족들에게 카톡을 날리고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카톡으로 생사를 전하는 바람에 가족들 걱정이 좀 컸다. (전화는 생각도 못한 건 비밀...ㅠ)


3) 쿠바엔 큰 공장도 없고 이렇다할 산업이 없으며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한다. 그렇다보니 높은 학력 수준, 대학원까지 무상 교육에도 불구하고 졸업을 하면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어 결국 까사를 운영하거나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해외에서 음식 안 맞을 때 찾는다는 맥도날드는 물론 프랜차이즈 하나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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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신기하기도, 이상하기도 한 나라였다. 콜롬부스가 인도인 줄 알고 발을 디뎌 문명이 시작된 쿠바. 이후 스페인이 정복하며 아프리가 흑인들까지 노예로 수입되었고 이후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미국의 승리로 미국의 영향에 있었던 쿠바. 쿠바가 다양한 인종으로, 새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물이나 도로 등을 보면 스페인이 만든 나라 같기도, 5~60년대 미국 올드카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걸 보면 미국의 영향을 그대로 간직하는 것 같기도, 그럼에도 쿠바식 문화와 제도가 공존하는. 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늘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미국의 경제 봉쇄 때문에 쿠바인들이 힘들어하진 않았냐, 쿠바인들은 미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보니 "쿠바인들도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쿠바가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많이 놀러와서 돈을 많이 써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믿을만한 멘트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고작 며칠동안 얼마나 알게 되었다고 쿠바에 대해 말하긴 어렵지만 그냥 듣고 보고 느낀 쿠바는 이랬다. 우리가 모르는 단점도 더 많을 것이며 장점도 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꽉 잡고 있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면 살만한 나라라는 확신은 들었다. 적어도 이 나라에는 전염병 따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네 방역체계를 굳게 믿고 있었고, 아프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돈이 없어도 교육은 받을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다. (미국도 의료기술 세계 최고 국가지만 돈 있는 사람만 치료를 받을 수 있지 않나) 요즘 특히 안전과 의료, 교육에서 신뢰할 수 없는 나라에 대한 실망이 너무 컸어서인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러웠다.


쿠바에서 내내 떠올린 단어는 행복이다. 서로에게 친절하고, 해지면 어울려 춤추며 살아가는 이들 모습에서 우리가 더 잘 사는 데도, 이들이 더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의아할 정도였다. 일본 5성급 호텔보다 빠르다는 우리나라 지하철 와이파이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불편한 게 많긴 했지만 조금 느리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배운 점은 적지 않았다.


사진 한장, 한장 정리하며 느꼈던 것들을 빠뜨리지 않고 잘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여행 막바지부터 배에 탈이 나서 와서도 고생했더니 벌써 며칠이 훅 가버렸다. 불편했지만 가볼만한 나라, 기행으로도 좋았고 휴양지로도 아름다웠던 쿠바의 모습을 공유해야겠다 싶어 두서없이 남겨본다. (햇반과 3분요리 몇개만 준비한다면 충분히 오래 있을 만하다) 누구든 만나면 엄청 이야기해주고 싶다.



 

경유한 토론토 공항. 자리마다 아이패드가 있다!





첫날은 호텔에서 조식. 아침부터 고기, 쏘세지... 행복했다.





혁명광장. 좌측에 체게바라, 우측에 카밀로 시엔 푸에고스. 건물에 인물을 저런 식으로 표현해놓으니 예술작품 같고 거부감이 덜 한 듯.





그는 분명 기분이 좋았다. 





아바나대학. 방학이어서 들어갈 순 없었다.





괴짜 화가. 한반도가 통일되길 바란다며, 어렵겠지만 꼭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쿠바에 왔으니 모히또! 조금 먹고 알딸딸해서 다 못 마심.ㅠ





둘째날 까사에서 묵고난 후 차려준 아침. 정갈하지만 배가 부르지 않다.





헤밍웨이 박물관 (예전에 헤밍웨이가 별장으로 썼던 곳). 헤밍웨이는 미국의 대부호였는데 이때 당시의 에어컨, 비데 등을 쓸 정도였다. 

취미가 사냥이어서 직접 잡은 짐승들을 저렇게 박제해두었다고. 

무솔리니가 저 뿔을 갖고 싶어서 백지수표를 보냈다는데 그럼 니가 아프리카 가서 잡던지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노인과 바다 배경이었던 어촌 마을 코히마르. 





공원, 학교 등 가는 곳마다 볼 수 있는 쿠바 독립영웅 호세 마르티.





여행 기간 중 가장 맛있게 먹었던 문어. 이건 또 먹고 싶다. 서울에서 판다면 가끔 찾아갈 맛~~~





엘 모로 요새(모로 성). 1500년대에 지어진 요새로 해적들을 방어하기 위한 용도로 지어진 성.
스페인은 쿠바를 비롯해 아메리카의 보물들을 끌어모아 이곳에 쌓아놓고 본국으로 보냈는데 

해적들의 침략이 잦아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해안에 성벽으로 쌓은 것이다.





대포도 있다.





혁명박물관. 1920년까지는 대통령궁으로 사용되다가 1959년 쿠바혁명 이후, 쿠바혁명을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이 되었다. 

쿠바에 끌려온 아프리카 노예의 역사, 1868년 스페인에 대항하여 일어난 독립투쟁, 1950년 쿠바혁명 등 다양한 전시물들이 있다.






그라시아스 피델.




이것이 쿠바에서만 볼 수 있는 올드카. 쿠바는 빛이 좋아서 차나 건물이나 알록달록 도색을 잘 하는 듯하다. 이것들은 다 올드카 택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공연 관람. 영화로도 유명한. 
보는 게 아니라 같이 춤을 추는 시간이었다. 이 사람들, 앉아있는 꼴을 못본다.




두번째 까사에서의 아침식사. 약속시간보다 무려 한시간 반을 늦었는데도 쏘리~ 하면서 여유롭게 차려주었다. 
늦은 건 괜찮았지만 과자와 계란 후라이만 준 것은 용서못...ㅠㅠ




스페인 식민지 시절이었던 16세기에 세워진 고(古)도시 트리니다드.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더니, 알록달록 소박하니 예쁜 도시였다.




굴욕 사진이지만 배경이 아까우니 올려야지.




19세기 스페인 귀족들과 사탕수수 농장으로 거대한 부를 축적한 거부들이 살았던 곳. 
흑인노예들을 부려먹으며, 프랑스에서 그릇을, 독일에서 시계를 수입해오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던. 




트리니다드에선 야외공연을. 이것도 엄청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걸 겨우 들어간 것이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트리니다드의 까사. 아침도 참 정성스럽게 차려주었다. 드디어 마음에 좀 든 신랑.




말을 6시간이나 탔다. 말을 타고 사탕수수 및 트리니다드 자연경관과 폭포 관람을 하는 것이었는데 현실은 정말 울고 싶을 정도로 아팠다.
혹시나 말을 탈 기회가 생긴다면, 절대로 무조건. 타지마세요...ㅠㅠ 호기심이 생긴다면 반드시 1시간 이내로... 너무 힘들어여...





까사의 집 주인과. 쿠바를 또 가고 싶다면, 젤 큰 이유는 이 친절한 사람들을 또 보고 싶기 때문이다.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47m 높이의 감시탑. 
탑에 오르면 반경 50km까지 시야가 확보된다는데, 누가 도망가는지 누가 일 안 하는지를 색출해 응징해내는 사령탑이었다는... 
일하다 죽거나 도망가다 잡혀 죽었거나 맞아 죽거나, 수많은 흑인 노예들의 넋이 기려진 곳이었다.




저렇게 멀리까지 보인다.




체게바라가 잠들어있는 곳 산타클라라. 
체게바라의 유해가 있으며 기념관도 있어 체게바라의 어린 모습부터 볼 수 있다. 
조형물 중엔 체게바라가 쿠바를 떠나면서 피델에게 남긴 편지가 새져겨 있다.




산타클라라는 체게바라가 정부군의 무기 보급 열차가 이곳(산타클라라)을 지난다는 소식을 듣고 민중들과 함께 열차 선로를 끊고 (390명의 병사로) 4,000명에 달하는 정부군을 제압해 혁명을 승리로 이끈 결정적 싸움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끊어진 열차의 모습이다.




여행 막바지는 휴양지 바라데로. 카리브해의 색깔 보세요.


 

배를 타고.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바로 아래는 바다.




돌고래다!




복통과 설사로 전날, 리조트에 있는 의사를 찾아갔더니 외국인에겐 약 하나에 5만원 이상 달라고 하더라. 
놀래서 아픈 걸 참겠다며 그냥 나왔는데 혹시나 하여 배를 타고 찾은 섬에서 의료진을 찾아가 이야기했더니 친절한 설명과 함께 약을 주었다. 
덕분인지, 상태가 좀 나아진 듯. 




트루먼쇼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풍경 같아 찍어봄. 엽서로 만들어도 될듯. 카리브해는 보는 순간순간 셔터를 누르게 한다.





마지막 날 저녁은 물어물어 어렵게 중국집을 찾아가 마파두부를 시켰다. 아, 좀 살 것 같다~ 싶은 순간 안남미 밥이 알알이 흩어짐... 
그래도 맛있었다 마파두부.


 

안녕 아바나~.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아쉬움은 에어 캐나다 기내식으로 사그러짐.... 먹는 행복은 참으로 중요한 것을 깨닫는 여행이기도 했다.
Posted by 생숭이
콧바람/쿠바신혼여행2017. 9. 14. 08:43
Posted by 생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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