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 연대
"이랜드 뉴코아 노동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생숭이
2008. 4. 18. 00:28
"이랜드 뉴코아 노동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기고] 이랜드-뉴코아 투쟁 300일, 김어진 위원장의 최후진술문
이 글은 오늘 뉴코아 이랜드 투쟁 농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벌금 재판을 받는 김어진씨가 재판부에 제출하는 최후진술문이다. 김어진 씨는 업무방해죄로 200백만 원 벌금 약식 명령을 받았고 정식재판에서 12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해 오늘(17일) 서울지방법원 510호에서 재판을 받는다.
300일. 오늘로 뉴코아 이랜드 파업 3백일째입니다.
3백일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798명 해고, 외주화, 손해배상 청구 253억 원, 벌금 6억 1천만 원, 두 번의 점거농성과 두 번의 대규모 경찰력 투입, 고공농성, 조합 간부 30명 해고…. 그리고 지난 3백일 동안 힘들지만 굿굿하게 버텨 주신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분들에게 정말이지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느꼈던 경우를 감히 꼽으라면 그 중 하나가 바로 뉴코아 이랜드 노동자들 투쟁에 참여한 것입니다. 고백컨대 정말이지 제 생애의 행복한 순간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한국 사회의 우선적인 가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함께 외칠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검찰에게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를 존중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영업이익을 위해서라면 탈세를 조장하면서까지 불법 주류 대량 판매도 서슴지 않는 경영철학이 우선일까요? 영업이익을 위해서라면 지하경제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탈세 수단인 상품권깡, 현금깡도 서슴지 않는 경영철학이 우선일까요? 그 영업이익을 위해서 방광염 앓아 가면서까지 고생스럽게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쫒겨나야 하는 경영철학, 진정 그것이 우리 사회의 우선 가치이어야 할까요?
뉴코아 이랜드 투쟁은 적어도 이런 가치가 대물림되어서는 안 되는다는 소중한 일깨움을 던져 준 사건이었습니다. 비정규직 1천만 명 시대를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는 대한민국이기에 더욱 소중한 깨달움을 준 투쟁이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조를 재벌천국 서민지옥 불도저 정책의 걸림돌로 여기는 이명박 정부를 맞이한 지금이기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투쟁입니다.
이미 뉴코아 이랜드 투쟁은 여러 차례 여론의 검증을 받았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한국사회 운동의 대표적인 투쟁입니다. 국회 청문회 검증에서조차 걸려넘어지는 분들이 많은 강부자 내각을 생각하면 참 놀랄 만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와 사측에 책임있다'는 의견이 전체의 77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이 이 투쟁이 정당하다고 말했던 투쟁입니다.
교수, 변호사, 종교인, 여성단체, 인권단체 등이 연이어 파업 노동자들을 이처럼 열렬하게 지지한 적이 있었던가요?
최근에도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같은 주요 시민사회단체는 "비용절감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비정규직을 희생시키는 기업의 비윤리적인 경영실태와 탈법행위"를 규탄하면서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여론은 여전히 뉴코아 이랜드 노동자들 편이고 박성수는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뉴코아 이랜드 투쟁은 청춘을 압류당한 88만 원 세대의 미래와 직결돼 있는 투쟁입니다. '엄마가 싸워서 이겨야 나도 나중에 비정규직 안 되지'라며 힘을 북돋워 준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한 이랜드 조합원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뉴코아 이랜드 사태는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사건입니다. 일본 상업노조·철도노조, 미국 서비스 노조,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등 수많은 해외의 노동조합이 뜨거운 국제연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박성수 회장은 어떻습니까? 뉴코아 이랜드 투쟁에 대한 압도적 지지 여론 탓에 10월초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박성수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결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박성수 회장은 이 요구를 단 번에 거절하는 오만함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 불매운동 효과와 불법 영억 적발로 매출이 부진한데도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면서 여전히 노동조합의 그 어떤 요구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경영자가 참회하고 해고한 노동자들을 다시 직장에서 일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할 도리입니다. 저는 뉴코아 강남점이 있는 서초구의 진보정당 임원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입니다.
저는 오히려 생계 고통 때문에 마음의 근 돌덩이를 안고 살아가지만 승리를 너무도 열망하는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 '도대체 우리 언제 해결돼요?"하고 답답해 하면서도 이제는 투사가 되어 버린 그녀들, 그리고 그들을 소중한 인생 선후배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입게 돼 감사할 뿐입니다.
이들에게는 그리고 이들이 옳다고 믿는 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비정규직 법안을 이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고 지금도 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박성수 회장이야말로 단죄의 대상입니다. 저는 업무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자는 연대와 협력을 쌓으려는 한국 사회 운동의 노력을 방해하고 우애와 협력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망가뜨리는 박성수 회장 바로 그 자입니다.
※ 뉴코아 파업 300일 맞이 연대주점이 18일 6시 고속터미널 상가 2층 노블레스 호프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민중의소리
[기고] 이랜드-뉴코아 투쟁 300일, 김어진 위원장의 최후진술문
이 글은 오늘 뉴코아 이랜드 투쟁 농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벌금 재판을 받는 김어진씨가 재판부에 제출하는 최후진술문이다. 김어진 씨는 업무방해죄로 200백만 원 벌금 약식 명령을 받았고 정식재판에서 12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해 오늘(17일) 서울지방법원 510호에서 재판을 받는다.
300일. 오늘로 뉴코아 이랜드 파업 3백일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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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진 민주노동당 서초지역위 위원장 |
ⓒ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
저는 그 분들에게 정말이지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느꼈던 경우를 감히 꼽으라면 그 중 하나가 바로 뉴코아 이랜드 노동자들 투쟁에 참여한 것입니다. 고백컨대 정말이지 제 생애의 행복한 순간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한국 사회의 우선적인 가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함께 외칠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검찰에게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를 존중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영업이익을 위해서라면 탈세를 조장하면서까지 불법 주류 대량 판매도 서슴지 않는 경영철학이 우선일까요? 영업이익을 위해서라면 지하경제를 이끌어 가는 새로운 탈세 수단인 상품권깡, 현금깡도 서슴지 않는 경영철학이 우선일까요? 그 영업이익을 위해서 방광염 앓아 가면서까지 고생스럽게 일해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쫒겨나야 하는 경영철학, 진정 그것이 우리 사회의 우선 가치이어야 할까요?
뉴코아 이랜드 투쟁은 적어도 이런 가치가 대물림되어서는 안 되는다는 소중한 일깨움을 던져 준 사건이었습니다. 비정규직 1천만 명 시대를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는 대한민국이기에 더욱 소중한 깨달움을 준 투쟁이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조를 재벌천국 서민지옥 불도저 정책의 걸림돌로 여기는 이명박 정부를 맞이한 지금이기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투쟁입니다.
이미 뉴코아 이랜드 투쟁은 여러 차례 여론의 검증을 받았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한국사회 운동의 대표적인 투쟁입니다. 국회 청문회 검증에서조차 걸려넘어지는 분들이 많은 강부자 내각을 생각하면 참 놀랄 만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와 사측에 책임있다'는 의견이 전체의 77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이 이 투쟁이 정당하다고 말했던 투쟁입니다.
교수, 변호사, 종교인, 여성단체, 인권단체 등이 연이어 파업 노동자들을 이처럼 열렬하게 지지한 적이 있었던가요?
최근에도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같은 주요 시민사회단체는 "비용절감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비정규직을 희생시키는 기업의 비윤리적인 경영실태와 탈법행위"를 규탄하면서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여론은 여전히 뉴코아 이랜드 노동자들 편이고 박성수는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뉴코아 이랜드 투쟁은 청춘을 압류당한 88만 원 세대의 미래와 직결돼 있는 투쟁입니다. '엄마가 싸워서 이겨야 나도 나중에 비정규직 안 되지'라며 힘을 북돋워 준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한 이랜드 조합원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뉴코아 이랜드 사태는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사건입니다. 일본 상업노조·철도노조, 미국 서비스 노조,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등 수많은 해외의 노동조합이 뜨거운 국제연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박성수 회장은 어떻습니까? 뉴코아 이랜드 투쟁에 대한 압도적 지지 여론 탓에 10월초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박성수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결정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박성수 회장은 이 요구를 단 번에 거절하는 오만함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 불매운동 효과와 불법 영억 적발로 매출이 부진한데도 '문제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면서 여전히 노동조합의 그 어떤 요구도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경영자가 참회하고 해고한 노동자들을 다시 직장에서 일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할 도리입니다. 저는 뉴코아 강남점이 있는 서초구의 진보정당 임원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입니다.
저는 오히려 생계 고통 때문에 마음의 근 돌덩이를 안고 살아가지만 승리를 너무도 열망하는 뉴코아 이랜드 조합원들, '도대체 우리 언제 해결돼요?"하고 답답해 하면서도 이제는 투사가 되어 버린 그녀들, 그리고 그들을 소중한 인생 선후배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입게 돼 감사할 뿐입니다.
이들에게는 그리고 이들이 옳다고 믿는 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비정규직 법안을 이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고 지금도 노조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박성수 회장이야말로 단죄의 대상입니다. 저는 업무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자는 연대와 협력을 쌓으려는 한국 사회 운동의 노력을 방해하고 우애와 협력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망가뜨리는 박성수 회장 바로 그 자입니다.
※ 뉴코아 파업 300일 맞이 연대주점이 18일 6시 고속터미널 상가 2층 노블레스 호프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