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보고2018. 6. 28. 22:31


작년 임신을 하고부턴 책은 주로 에세이나 단편 소설을 많이 본 것 같다.  

어려운 책, 생각을 하게 하는 책들은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오래 보지 못했고.  

무엇보다 여행을 가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일상의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구나 등.   

아기를 낳은 후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를 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사람의 생각에 공감하고 내 주변, 일상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에세이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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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소영씨의 에세이도 사보았는데, 남편인 오상진씨의 책도 발간되었다.   

사실 뭔가 오글오글 할 것 같고, (아내에게 바치는 글인 줄 알았다.) 어디 댓글을 보다보니 하루키 같은 유명작가의 글도 아닌데 왜 일기를 사서 보냐는 말에 사지 않았는데. 서점에 갔다가 책을 발견하곤 한번에 집어들고 말았다. 1년 동안 일기를 매일 썼다는데 매일 어떤 일상을 살았길래 빠짐없이 썼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슬쩍 보니 아내에게 쓴 글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인게 마음에 들었고, MBC에서 힘든 시간을 겪어낸 그를 응원하고 싶었달까.   

어쨌든 책을 읽고 오랜만에 일기를 쓰게 하는 데 성공했으니, 아깝진 않은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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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도 척척 해주고, 무엇보다 아내를 많이 이해하고 아껴주는 남편 오상진의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두 사람이 때론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춰가며, 때론 부딪혀가며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엿본 것 같아 괜히 내가 흐뭇해졌다. 

그리고 단순히 하루 일과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쓴 성실함과 글빨에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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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님의 추천사 중, '끝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그저 사랑하겠다고.'라는 말이 자꾸 찔린다... 그래, 나도 그래야지.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