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보고2018. 7. 2. 01:06


"난 하고싶은 말을 참고는 못 살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말이란 건 상대방이 듣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어떻게든 상대방과의 '대화'를 염두해두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 설령 기분 좋은 말이 아닐지라도 그렇다면 "내가 화가 났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싶은것인지,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등 의도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은 목적과 의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내가 가슴에 담아두지 못해 내뱉는 것은 본인 속은 후련할 지 몰라도 그것은 말의 목적도 아니요, 물론 예의도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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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그래서 더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하고싶은 말을 내뱉듯 하는 게 마치 쿨하고 좋은 모습인 양 이야기 될 때가 많아서일까. 말이 쌓여 나의 격(格)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글에 100% 동의.

물론 나의 '말'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말을 통해 드러나는 나의 품성도 함께.

상대방을 위한 지적을 한다며 사실은 내가 하고싶은 말만 한 것은 아닌지,

사안에 대한 지식과 사색없이 가볍게 이야기했던 적은 없었는지.

천천히, 나를 돌아보며 책을 읽다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미안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후다닥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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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통해 몰랐던 걸 알게 되거나, 엄청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지, 그렇지'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그리고 나와 주변의 '말'에 대해 생각해보는 거울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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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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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은 상대방을 향해 귀를 열어놓는거야. 그리고 진심은 말이지, 핑계를 대지 않는 거란다, 핑계를... -25p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 137p


착한 독설, 건설적인 지적을 하려면 나름의 내공이 필요하다. 사안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통찰은 물론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말 속에 배어 있어야 한다. 말 자체는 차갑더라도, 말하는 순간 가슴의 온도만큼은 따뜻해야 한다. -196p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