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부터 (에정일은 12월 19일) 출산휴가를 쓰려고 했는데, 후임으로 내 전에 일했던 사람이 오기도 하니 이월해줄 것이 많지 않기도 하고, 어차피 이번달은 출산휴가 급여도 나올 수 있으니 한 주 당겨서 쓰기로 했다. 
출산휴가가 하루하루 다가와 내가 설레하니, 신랑이 "일하게 됐다고 좋아할 땐 언제고" 하면서 놀렸지만 쉬는 건 당연히 즐거운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사실상 출산휴가라 쓰고 퇴직이라 읽는 상황...
1년 가까이 일한 곳이고 사람들과도 정이 좀 쌓였는지 아쉽고 서운한 마음도 커서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한주, 한주를 보냈다.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일을 다 아는 사람이 오니 되려 더 부담이 되어서 욕 먹지 않도록 잘 이월해야겠다는 생각도 컸고. 다시 볼 수 있는 사람들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고마웠던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잘 전달하고 가야겠다는 마음에 호두/아몬두 정과를 주문해서 챙겨드리고, 직접 밥이라도 사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챙기고. 그렇게 1~2주를 보냈다. 

생각보다 덤덤하고, 아쉬운 마음보다 빨리 쉬고싶다는 생각도 커졌었는데(^^)
막상 마지막날 선생님들이 이야길 들으셨는지, "오늘이 마지막이라면서요" 하면서 손 잡아주시고 어떤 선생님은 기도까지 해주시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도 많이 받고 (아기 내복까지 주실 줄이야...)
한번 강의한 인연인데도 찾아와서 아쉽다고 말해주는 학생들 때문에 괜시리 울컥할 뻔했지만,
평범한 여느 날의 퇴근처럼 하루를 마무리했다. 

끝나고 나니, 그 주에 큰 지진도 발생하고, 수능이 연기되는 상황도 생겨서 학교가 어수선했겠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