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에서 (그것도 다른 거 사는 김에 계산대에 있길래) 테스터기를 사서 해본 것이... 
두 줄이 보인 순간, 당황, 놀람. 전혀 의심할 상황이 아니어서 이번주만 해도 두번이나 맥주를 마셨는데.

아침에 확인해 보고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일단 퇴근 후에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퇴근 후 시간엔 예약이 안 된다고 하여 그냥 가기로. 
얼마 전에 신랑 친구 부부가 테스터기로 임신 확인 후 병원에 갔다가 아니어서 실망했던 일이 있었어서, 일단 병원은 혼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검진해주셨던 여의사에게 받고 싶었으나 당직 선생님 밖에 안 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의사쌤은 아직 아기집이 너무 작다며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내가 "아기집이 없어지기도 하냐, 임신이 확실히 맞긴 하냐"고 물으니, 의사쌤이 웃으며 "맞다"며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다음주 병원 예약을 하면서 뭔가 불친절해서 무서웠던 여의사쌤보다 오늘 만난 의사쌤이 친절한 것 같아 오늘 쌤으로 예약. 

안그래도 신랑이랑 만나기로 했어서 신랑 치료 받고 있던 한의원으로 찾아갔다.
언제, 어떻게 이야길 할까, 다음주에 확실히 확인하고 (지금도 분명 확실하다고 했지만) 이야길 할까 고민하다가 
밥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나 임신이래"하고 무슨 감기 걸렸다는 듯이 툭 내뱉었다. 
신랑은 "어??!!!"하더니 병원 갔던 얘길 자세히 해보라고. 그리곤 얼떨떨하지만 기분은 좋은가보다.
가볍게 먹으려던 저녁은 맛난 걸 먹자며 메드포갈릭으로 급 변경. 
괜히 벌써부터 커피 한잔, 탄산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자몽쥬스를 마셨다. 

이제 커피 한잔, 맥주 한잔도 못 마시겠지만 더 큰 기쁨이 있겠지. 

저 점이 아기집이라니. 의사가 초음파 보면서 "아기집 보이지요?"하는데, 전혀 모르겠더라. 동그라미 쳐주지 않았으면 끝까지 몰랐을 뻔.

많이도 먹었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