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

지난 일주일은 점점 실감을 느끼려 애쓴 한 주였다.
감기기운, 미열은 증상인 것 같은데 입덧은 없으니 아직 몸으로 느껴지는 건 없지만 제일 실감하는 건 역시 조심하게 된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커피, 녹차도 안 먹고 있고, 메밀차를 마시다가도 마셔도 되는지 검색.
떡볶이가 먹고 싶어도 검색. 화장품을 쓸 때도 검색.
어제 아침엔 무심코 드라이 스프레이를 칙칙 뿌리자마자 아 맞다하며 임산부 스프레이를 검색했다.

토요일엔 신랑 따라 결혼식장 가기 전에 벚꽃 구경도. 괜찮을테지만 튀긴 음식 등은 좋지 않을 것 같아 덜 먹었고 당연히 회나 육회는 덜지도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육아 관련된 책도 구입했다. 인터넷 정보가 범람하지만 책 1권은 봐야 전체적으로(?)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전혀 몰랐던 세계에 한발 들어선 느낌. 국민 육아책이 있었을 줄이야. 
언젠가 어떤 글에서 요즘 엄마들이 극성 맞아진 게 아니라 알게된 게 많아서 그런 거라고 하는 말이 떠오르며,
알게 된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다는 걸 실감했다.

책 사진은 없고 교보 앞 카페에서만 한 컷.


마음의 준비를 위해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병원 가기 전날엔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렸다. 너무 초기라 혹시 몰라서, 괜히 호들갑 떨고 싶지 않아서 병원 다녀오고 말씀드릴까 했었는데 결과가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서.
당연히 좋아하셨지만, 뭔가 예상한 반응과 다르기도. ㅎㅎㅎ (특히 우리 엄만 알고 계셨다는 듯이 "응~~")
쑥스럽기도, 축하받으니 새삼 몸에 대해, 아기에 대해 더 책임감이 들기도.

신랑이 물었다. 어떤 기분이 젤 커?
난 걱정이라고 답했다. 건강하게, 별 탈 없이 태어나주길 바라는 걱정, 기형없이, 손가락 발가락 5개씩 다, 건강하게, 나오길. 
이 마음만 가득하다.


# 4월 19일. 병원 다녀오고.

신랑이랑 같이 병원에 다녀왔다. 태낭은 1주일 전보다 눈에 띄게 커졌고, 임신이 잘, 안정되었다고 했다. 인제 5주.
신랑이 나오면서 "우리 애기가 1주일 동안 이렇게 열심히 커주었네"라고 말하니 마음이 짠...
지난주보다 확 실감이 나기도 하고, 신랑 말대로 아기가 최선을 다해 크고 있는데 나도 더 몸조심하고 마음 편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오면서 36살에 결혼해서 36살에 애도 낳네 하면서 둘이 웃었다. 
그리고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하자고 이야기했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