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서진이 태어난 지 12일. 조리원 6일차. 새해 첫 주말인데 내 일상과 풍경은 연초의 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방은 더워서 매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자니 심지어 겨울인지도 모르겠다. 일부러 겨울임을 상기하려 날씨를 찾아보고, 창밖 너머 사람들의 두툼한 옷을 보며 '그래도 밖은 춥겠거니' 짐작할 뿐이다.
연말에는 보내는 아쉬움으로, 연초는 시작하는 설렘으로 다이어리도 바꾸고 목표도, 계획도 세우고, 일부러라도 뭔가 새로운 걸 기획하곤 했었다. 새해 목표를 뚝딱 세우기가 점점 두려워서 (지키지 못할 계획만 잔뜩 세워놓는 것 같아서) 음력 설까지는 목표 초안을 만들어놓고 설 이후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핸 서진이 때문에 목표도, 계획도 아무것도 세우지 않았다. 고민하지 않았다라는 게 더 맞겠다. '엄마'가 되면 계획했던 일은 하나도 못한다는 주변 말들을 많이 들었어서 못했을 때의 실망감, 좌절감 등을 느끼지 않으려 아예 세우지 않은 터였다. 잘한 건지, 어쩔 수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연초의 기운이 덜 나는 것 같기도.
상반기 안에 노무사 1차 시험을 보겠다는 애매한 계획 정도는 있었는데 막상 서진이가 태어나고 나니, 가능한 건지 모르겠다.
신랑이 선물해준 예쁜 다이어리도 있지만, 올해 다이어리를 어떻게 쓸 건지에 대한 고민도 그래서 들었나보다. 새해를 맞아 설렘과 기대, 포부 가득히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있을 사람들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
서진이는 어제도, 오늘도 오후 1시반쯤 되니 칭얼대며 안아달라 보챘다. 신생아실을 지나가는데 실장님이 "동동이가 또 안아달라며 보채네요. 돌아가면 엄마 힘들겠다~"고 하셨다. 모자동실 시간은 아니었지만 울고 있는 서진일 모른채 쉴 수 없어 안고 방에 들어왔다. 방에서도 칭얼대고 울었지만 엄마품을 알아보는지 10분 정도 후에 슬며시 잠이 들었다.
서진이가 설마... 등 센서가 있는 아긴 아니겠지...? 아기띠는 좀 더 크면 살까 했는데 신생아용으로 빨리 사야겠다. 벌써 왼쪽 손목이 아프다.
저녁에는 토요일이라 쉼터에서 영화 상영을 해주었다. '미녀와 야수'였는데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서진이 수유 콜이 와서 자연스레 포기. 고맙다, 서진아...
젖을 먹이면 엄마가 엄청 허기진다는데 (돌아서면 배고플 정도로) 아직 그 정도로 먹이고 있진 않은 건가.
미연언니랑 카톡하다가 모유 먹일 때가 더더 까다롭다며 좋은 음식 잘 챙겨먹으라고 하길래 검색을 해봤더니 수유때 못 먹는 음식이 참으로 많구나. 근데 다이어트에 좋은/안좋은 음식과 건강에 좋은/안좋은 음식과 임신할 때 좋은/안좋은 음식과 수유할 때 먹으면 좋은/안좋은 음식과... 다 같은 거 아닌가...
오늘은 유축 2번. 양이 좀 줄었다... 텀을 잘 못 맞추는 지도.
* 모유수유 중 '주의'해야 할 음식
1) 맵고 빨간 음식 : 김치, 고추, 마늘, 생강, 양파 등
- 위와 같이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아이의 설사나 배앓이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매운 음식은 아기의 항문 주위를 헐게 할 수 있어서 조금씩 먹되 항문 주위를 확인해 이상이 있으면 삼가는 것이 좋다.
(* 병원에서는 말도 안된다고 했다는...)
2) 카페인 음료 및 식품 : 커피, 차류, 코코아, 약, 탄산, 초콜릿 등
- 1~2잔의 커피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너무 많이 마실 경우 아기의 숙면과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3) 기호식품 - 음주, 흡연
4) 수은 함량이 높은 생선 : 참치, 가물치, 옥돔, 메기, 쏘가리
5) 단 음식 : 식혜, 꿀, 설탕 등
- 단 음식은 유선을 막고 모유량을 줄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 특히 식혜의 재료인 엿기름과 홍삼, 인삼 등은 모유량을 줄이는 음식이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6) 알레르기 유발 음식
- 모유수유 중에는 달걀 흰자, 새우, 게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음식들은 아기에게 직접 먹이는 시기도 돌 이후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7) 복통과 설사 유발 음식 : 참외, 복숭아, 자두, 살구 등
- 위와 같은 성질이 냉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아이에게 복통이나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8) 지방이 많은 음식 : 튀김, 피자, 케이크 등
- 고지방 음식은 유선을 막아 젖몸살을 일으킬 수 있다.
* 차가운 음식과 딱딱한 음식은 산모를 위해 금지.
* 건강한 모유수유를 위해.
-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사. 좋은 음식으로는 지방이 적은 붉은 살코기, 닭가슴살, 콩, 두부 등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 빈혈을 예바하는 '철분', '칼슘',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등을 챙겨 먹는 것이 출산 후 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