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1일.
동동이를 만날 날이 약 100일 정도 남았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문득 무리하지 않는 것 말고는 동동이를 위해 뭘 했나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비타민D, 철분제는 먹으라고 하니 먹는 거고, 동동이를 위한 거라곤 오메가3 정도. 몸에 좋은 음식으로만 챙겨먹고 싶어도 혼자 먹는 날도 많고 괜시리 우울한 날도 있고 밥 차리기 싫은 날도 많아 결국 대충 떼우거나, 먹고 싶은 걸 먹다보니 몸에 안 좋은 것도 참 많이 먹었다. 육아/임신출산 블로그들을 보다보면 내가 나쁜 (예비) 엄마인 것 같아 죄책감까지 들기도.
태교라고 거창한 걸 고민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태교책 정도는 종종 읽어주고 싶었는데 (아빠와 함께) 신랑은 너무 바쁘고 나도 내 공부한다고 따로 읽어주질 못했다. 물론 엄마가 공부하고 음악을 듣고 마음 편한 게 좋다곤 하지만 그 목적이 동동이를 위해 하는 건 없다고 생각하니 오늘따라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우연히 문구점에서 100일 수첩이 예뻐서 눈에 들어왔다. 예전같으면 (특히) 다이어트, 무슨 시험을 떠올릴텐데 딱 동동이를 만나게 될 날이 그 정도 남았기에.
100일 동안 하루에 한번씩 동동이를 위한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져보았다. 거창한 걸 할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늘 생각하고 있고,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을 스스로도 키워나가고 싶다. (윽. 또 열흘 정도 하다가 못하긴 했지만... 마음은 늘 생각하고 있단다, 동동아...)
오늘은 첫날로, 동동이를 위한 선물을 사보기로 했다. 내 돈주고 산 첫 선물.
저 조그만 신발을 18,500원이나 주고 샀는데 옆에 신상품은 37,000원. 사실 그게 더 예쁘긴 했는데 결국 이월상품을 선택했다.
비싸도 예쁜 걸 사줄 것인가, 좀 싼 이월상품을 사줄 것인가. 벌써 이런 갈등을 겪다니, 나중엔 더 많은 고민들이 닥치겠구나 생각이 들어 (대부분 돈 때문에) 좀 슬퍼졌다.
그래도 아기 신발은 참 귀엽다. 식탁위에 올려놓으니 하루종일 기분이 다운이었던 신랑도 보자마자 웃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