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자매님들은 좀 쉬기로 하고, 넷만 마르세유로 출발.
마르세유는 듣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막상 왜 유명한지, 왜 들어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가면서 찾아보니 아마 어렸을 적 기억에 남게 읽었던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이프성이 있기 때문이었을지, 항구로 유명한 도시로 알려졌기 때문일지.
여튼 1943년 독일군이 대성당, 시청 등만 남기고 모두 파괴해 옛 도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어제처럼 주차장을 찍고 출발했는데 마땅치 않아서 헤매고, 길도 너무 좁고 복잡해 겨우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나와보니 시청 앞, 그리고 시위대까지...
우리로 치면 제일 복잡한 서울시청 근처에서 주차를 하려고 돌아다닌 셈이었다. 게다가 집회까지 있는 날에.
피켓을 들고 있긴 했지만 무슨 말인지 몰라 분위기만 살펴보다가 얼른 점심을 때울 요량으로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간단히 스낵랩을 먹으려 했는데 주문할 때 보니 빅맥보다 더 비싼 게 아닌가.
잘못 주문했나 싶었는데 스낵랩이 우리나라보다 3배쯤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다 먹었다는 게 문제.
게다가 이곳 맥도날드는 번화가에 있는 곳이라 그런지 레스토랑 같은 느낌까지 준다. 매니저들도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있고.
노트르담 성당을 찾아 한참을 걷다가 성당을 멀리 눈앞에 두고 돌아섰다.
차를 끌고 근처까지 갔으면 좋았을텐데.
성당 가는 길에 법원이 보여 찰칵. 분수까지 꾸며놓은 법원의 모습이 멋지기도 했지만, 법원 앞에 자유로이 누워있고 책을 보는 사람들이 더 신기해 보였다.
우리 서초 법원 앞에선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 왜 그럴까. 무슨 차이일까.
숙소에 들러 자매님과 결합해 아를로 향했다.
고흐와 관련된 곳으로 프로방스의 대표 도시, 아를.
차를 세우고 나오니 바로 조용한 곳이라는 느낌이 자연스레 드는 곳이다.
근처 유명한 곳(?)을 검색해보다 원형격투기장을 찾아보기로 한다.
현재도 투우 등의 행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던데 가보니 관광객들이 꽤 많이 있었다. 우린 들어가지 않고 원형경기장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
콜로세움 미니어처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진짜 콜로세움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진다. 어제 오늘 니스-아를을 찾으니 다음 여행은 이탈리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 트로핌 교회.
11세기에 지어졌고 종교적, 건축사적으로 아를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라고 한다. 교회 입구 포르타유부터 감상 포인트.
자매님을 따라 들어가 초를 켜고 기도도 드려본다.
종교는 없지만 남편이 시험을 준비하고, 또 새 가족이 생기면서 성당이든, 절이든 가는 곳마다 진심으로 가족의 건강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 우리나라의 통일까지(ㅋㅋ) 진심을 담아 기도하게 된다. 너무 바라기만 하고 내가 믿지 않는 게 죄송해서(?) 언젠가 종교를 가져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흐를 좋아한다면 꼭 가야한다는 아를.
아를은 고흐가 <해바라기>, <씨 뿌리는 사람>,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등의 명작들을 탄생시킨 곳이다.
특히 <밤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된 카페가 이 곳에 있다.
가보니 딱 진한 노라색의 파라솔이 늘어서 있는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다.
고흐와 우리가 다른 시간, 같은 곳에 있다는 이야길 나누며 저녁을 먹었다.
맛은 아쉽지만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