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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말고 좀더 정돈된 글을 쓰고 싶고 흘러가는 생각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다시 블로그를 시작해본다.
예전 글들을 들여다보니 왤케 부끄럽고 못썼는지. 다 비공개로 해버리고 싶지만 그마저도 '나' 였기에 놔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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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재작년 5,6월엔 1년 중 제일 바쁜 시기였는데,
올해는 이 핑계 저 핑계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나마 한 것이라곤 30대 모임 몇몇과 최저임금 홍보차 서울국제걷기대회 참가.
농담삼아 "우리 즐거우라고 하는거지 머. 자족적이지만 기왕 걷는 거 홍보도 하면 좋잖아" 라며 참가했는데,
생각보다 주변에서
- 나도 최저임금 못 받았는데. 나 5천원도 못 받았어. (고등학생 추정)
- 최저임금 오르긴 해야지.
- 만원되긴 해야지!
힘주어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셔 나름 보람 있긴 했다.
오늘(28일)이 2017년도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이었음에도 결국 사용자측은 동결안을 포기하지 않아 7월 4일에 또 전원회의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 재작년에도 동결안을 제시했었지. 우리의 한 시간은 6,030원보다 귀하고 최저임금으로는 한달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소득이 없으면 제일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이 교육, 의료, 문화 순이라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달에 영화 한편 볼 수 있는 삶, 오늘 하루 먹고사는 것을 넘어 내일을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삶, 아프면 병원에 바로 갈 수 있는 삶.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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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기록을 시작했다.
블로그에서 1000일 기록을 달성했다는 사람의 글을 보고 자극을 받아 시작했다.
블로그, 기록, 메모 참 좋아하지만 늘 '오래' '꾸준히'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수첩이나 다이어리도 끝까지 쓴 적이 거의 없었던 듯.
이런 류의 기록도 몇번 시도해봤는데 늘 며칠 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대략 폼도 따라하고 한번 오래 해보고 싶어서 며칠 밀리더라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기록한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6월 8일부터 했더라. 거의 한달 채운 셈이다.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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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기록'과 마찬가지로, 일정을 쓰고, 계획을 짜고 기록을 하고... 를 좋아하지만 늘 끝까지 쓴 적은 없었는데 이번엔 한권을 채우고 새로운 걸 샀다.
작년 말에 여러 다이어리와 기능들을 놓고 한참 고민하다가 '뷸렛 다이어리'란 걸 알게 되어 좀 응용하여 결론적으론 내 맘대로 잘 썼다.
그전엔 늘 다이어리에 고민이 많았다. 월간 일정표는 기본이고, 특히 주간일정표를 중심으로 고르는데 한주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또 시간대별로 나와있었으면 했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았고 어쩌다 그런 게 있으면 메모 공간이 적었다. 그래서 찾고 찾다가 모든 걸 한 권에 모으기 위해 몰스킨으로 결정. 잘한 선택이었던지 한권을 처음으로 다 채웠고 같은 디자인으로 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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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제이슨이 14년?만에 한국에 왔다.
좀더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 걸, 금요일 밤에 와서 자고 토욜 아침에 가다니. 제대로 식사도 함께 못했다.
아버지 (내겐 작은아버지)도 없이, 미국에서 너무 멋지게, 착하게 커줘서 기뻤고
외모도 위트도 작은 아빨 꼭 빼닮아 더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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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에어로빅을 끊어놓고 기다리고 있던 5월의 마지막주 어느날.
엄마가 아침 운동을 다녀오시더니
- 여기 근린공원에도 무료 에어로빅하더라. 여기서 해~
하셔서 어울림누리 에어로빅을 취소하고 아침 운동을 엄마와 같이 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7시~8시 무료 에어로빅을 하시고, 난 4~5바퀴 걷다가 남은 20분 정도를 에어로빅을 따라한다.
근데 이거, 생각보다 꽤 힘들다.
피곤하다고 하루 쉬고, 재미없다고 포기하는 걸 방지하고자 월 초에 엄마께 5만원을 드리면서 4회 이상 아침 운동 안 나가면 (3회까진 봐주기^^) 5만원은 엄마 가지시는 걸로 했다.
28일 현재, 3번 빠졌으므로 이틀만 더 나가면 5만원은 내꺼. 원래 내 돈을 돌려받는 것이지만 한달 운동을 다녔으니 돈을 번 느낌적 느낌.
요즘엔 해가 일찍 떠서 6시~6시반이면 눈을 뜬다. 꽤 잔 것 같아 시간을 보면 6시쯤이어서 운동갈 시간인 6:40 정도까지 더 잔다.
되려 처음 눈 떴을 때보다 더 힘든 상태로 겨우겨우 일어나지만 그래도 운동은 거의 갔다. 아직은 운동이 좋고 건강해지고 있는 느낌 보다도 돈 때문이기도 하고, 엄마한테 빈말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싫어서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다녀오면 하루를 잘 시작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특히 밤에 집에 가면 같이 tv 보는 정도로, 가끔 식사를 같이 하는 것으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데 아침에 같이 걸으니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엄마도 좋아하시니 또 좋다.
하지만 애초의 운동 목표였던 살은 안 빠졌다는 게 반전.ㅠ 부모님과의 애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었다규.ㅠㅠ
7월에는 한바퀴 더, 10분 더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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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부터 시작한 그의 고시생활이 (일단은) 2016년 6월로 끝났다.
(2012년 올림픽 끝나고 시작한 공부가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끝난 건가...)
그도, 나도 인생에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다시 돌아가도 더 열심히 살 수 없을만큼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홀가분하고 그래서 결과에 기대하게 된다.
남은 건 기도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