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7.12.04 7주 / 처음 심장소리를 듣다
  2. 2017.12.04 5주 / 남편과 함께 병원에.
  3. 2017.12.04 4주라니. 아기라니.


# 5월 3일. 

와. 심장 뛰는 소리라니.
사실 이전까진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심장소리를 들으니 괜히 눈물이 왈칵하는 거였다.
아직 점 같은 아기가 심장까지 있다니, 게다가 성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뛰다니. 신기하기도, 신비롭기도.
아직 몸에 큰 변화 (이제 슬슬 입덧 때문에 살 찌는 거 빼고)는 없어 실감이 안 났었는데,
인제 진짜 배 속에 생명체가 살고 있구나 느낌이 오는 것 같았다.
몸을 좀더 소중히, 조심조심 다녀야겠다.

병원 다녀온 후, 투썸. 속이 안 좋으니 아이스크림, 특히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딱이다.

Posted by 생숭이

# 일주일.

지난 일주일은 점점 실감을 느끼려 애쓴 한 주였다.
감기기운, 미열은 증상인 것 같은데 입덧은 없으니 아직 몸으로 느껴지는 건 없지만 제일 실감하는 건 역시 조심하게 된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커피, 녹차도 안 먹고 있고, 메밀차를 마시다가도 마셔도 되는지 검색.
떡볶이가 먹고 싶어도 검색. 화장품을 쓸 때도 검색.
어제 아침엔 무심코 드라이 스프레이를 칙칙 뿌리자마자 아 맞다하며 임산부 스프레이를 검색했다.

토요일엔 신랑 따라 결혼식장 가기 전에 벚꽃 구경도. 괜찮을테지만 튀긴 음식 등은 좋지 않을 것 같아 덜 먹었고 당연히 회나 육회는 덜지도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육아 관련된 책도 구입했다. 인터넷 정보가 범람하지만 책 1권은 봐야 전체적으로(?)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전혀 몰랐던 세계에 한발 들어선 느낌. 국민 육아책이 있었을 줄이야. 
언젠가 어떤 글에서 요즘 엄마들이 극성 맞아진 게 아니라 알게된 게 많아서 그런 거라고 하는 말이 떠오르며,
알게 된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다는 걸 실감했다.

책 사진은 없고 교보 앞 카페에서만 한 컷.


마음의 준비를 위해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병원 가기 전날엔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렸다. 너무 초기라 혹시 몰라서, 괜히 호들갑 떨고 싶지 않아서 병원 다녀오고 말씀드릴까 했었는데 결과가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서.
당연히 좋아하셨지만, 뭔가 예상한 반응과 다르기도. ㅎㅎㅎ (특히 우리 엄만 알고 계셨다는 듯이 "응~~")
쑥스럽기도, 축하받으니 새삼 몸에 대해, 아기에 대해 더 책임감이 들기도.

신랑이 물었다. 어떤 기분이 젤 커?
난 걱정이라고 답했다. 건강하게, 별 탈 없이 태어나주길 바라는 걱정, 기형없이, 손가락 발가락 5개씩 다, 건강하게, 나오길. 
이 마음만 가득하다.


# 4월 19일. 병원 다녀오고.

신랑이랑 같이 병원에 다녀왔다. 태낭은 1주일 전보다 눈에 띄게 커졌고, 임신이 잘, 안정되었다고 했다. 인제 5주.
신랑이 나오면서 "우리 애기가 1주일 동안 이렇게 열심히 커주었네"라고 말하니 마음이 짠...
지난주보다 확 실감이 나기도 하고, 신랑 말대로 아기가 최선을 다해 크고 있는데 나도 더 몸조심하고 마음 편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오면서 36살에 결혼해서 36살에 애도 낳네 하면서 둘이 웃었다. 
그리고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하자고 이야기했다.

Posted by 생숭이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에서 (그것도 다른 거 사는 김에 계산대에 있길래) 테스터기를 사서 해본 것이... 
두 줄이 보인 순간, 당황, 놀람. 전혀 의심할 상황이 아니어서 이번주만 해도 두번이나 맥주를 마셨는데.

아침에 확인해 보고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일단 퇴근 후에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퇴근 후 시간엔 예약이 안 된다고 하여 그냥 가기로. 
얼마 전에 신랑 친구 부부가 테스터기로 임신 확인 후 병원에 갔다가 아니어서 실망했던 일이 있었어서, 일단 병원은 혼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검진해주셨던 여의사에게 받고 싶었으나 당직 선생님 밖에 안 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의사쌤은 아직 아기집이 너무 작다며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내가 "아기집이 없어지기도 하냐, 임신이 확실히 맞긴 하냐"고 물으니, 의사쌤이 웃으며 "맞다"며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다음주 병원 예약을 하면서 뭔가 불친절해서 무서웠던 여의사쌤보다 오늘 만난 의사쌤이 친절한 것 같아 오늘 쌤으로 예약. 

안그래도 신랑이랑 만나기로 했어서 신랑 치료 받고 있던 한의원으로 찾아갔다.
언제, 어떻게 이야길 할까, 다음주에 확실히 확인하고 (지금도 분명 확실하다고 했지만) 이야길 할까 고민하다가 
밥 먹으러 가는 차 안에서 "나 임신이래"하고 무슨 감기 걸렸다는 듯이 툭 내뱉었다. 
신랑은 "어??!!!"하더니 병원 갔던 얘길 자세히 해보라고. 그리곤 얼떨떨하지만 기분은 좋은가보다.
가볍게 먹으려던 저녁은 맛난 걸 먹자며 메드포갈릭으로 급 변경. 
괜히 벌써부터 커피 한잔, 탄산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자몽쥬스를 마셨다. 

이제 커피 한잔, 맥주 한잔도 못 마시겠지만 더 큰 기쁨이 있겠지. 

저 점이 아기집이라니. 의사가 초음파 보면서 "아기집 보이지요?"하는데, 전혀 모르겠더라. 동그라미 쳐주지 않았으면 끝까지 몰랐을 뻔.

많이도 먹었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