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보고2018. 8. 2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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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책을 읽었어도 "읽었다"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읽은 내용을 잘 이야기하지도, 소감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읽은 책을 곱씹어볼래도 괜히 마음만 조급해 읽은 책 보다도 앞으로 읽을 책에 손이 가곤 했다. 더는 안되겠어서(?)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남기려는 생각에 집어든 것이 <서평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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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평 쓰는 법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이라기보다 서평은 무엇인지, 서평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래서 서평은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안내한다. 방법론적인 책과는 느낌이 다르다. 구체적인 지시보다 본질을 알려주며 서평을 쓴다면 어떻게 써볼 것인지를 머리 속에 그리게 해주는 듯한. 그래서 술술 읽을 땐 아는 이야길 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곱씹어보면 새삼 알게된 것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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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에 따르면 서평은 논리적이며 외향적이고 관계적이다. 반면 독후감은 정서적이며 내향적이며 일방적이다. 읽고나서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쏟아내는 것은 독후감이며, 서평은 읽는 독자를 자기의 주장으로 끌어들이고, 독자에게 서평자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는 '논리적'인 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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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책을 읽고나서 서평을 쓰려면, 책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서평은 정치적이며 숭배와 비판이 둘다 공존한다는 것이다. 알고있는 듯 했지만 사실 그동안 나의 책에 대한 소회라는 게 (차마 서평이라고는 못하겠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식은 아니었는지 뜨끔하게 돌아봤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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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자의 독서에 대한 태도와 책을 뜯어보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 것이 가장 성과였다. 모든 책을 그리 볼 순 없겠지만 한권의 책을 조금은 천천히, 깊게 공부하면서 보는 매력을 느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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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헬조선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기보다 책을 통해 길을 찾을 안목을 갖게 됩니다. 즉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이해할 통찰력과 다른 세상을 꿈꾸는 상상력을 얻습니다. 독서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게 됩니다. -9p

첫째, 독후감이 정서적이라면, 서평은 논리적입니다.  서평은 읽은 책에 대한 사유를 담습니다. 
독서에서 서평에 이르는 과정에는 일정한 성찰이 개입하는 까닭에 사유의 간격이 넓습니다. 이 성찰의 정도가 서평의 수준을 결정하지요. 읽기와 쓰기 사이의 성찰 간격만큼 서평의 질은 나아지게 마련입니다.  -23p

읽고나서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쏟아내는 것은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입니다. 물론 독후감의 감동과 깨달음은 서평의 설명과 평가와 근본적으로 동일합니다. 독후감이 보여주는 감동과 깨달음에 논리와 체계를 부여하여 설득력을 배가시킨 것이 서평이니까요. -37p

서평 쓰기의 일차 가치는 독자 자신의 내면 성찰에 있습니다. 서평 쓰기는 작성자가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독서 자체가 그러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44p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쓰려면, 책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합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으로는 곤란합니다. 서평은 정치적입니다. ... 서평에는 숭배와 비판이 공존한다고 했습니다. 숭배는 친구와의 우정에 가깝고, 비판은 적과의 대결에 가깝습니다. 
... 먼저 책 자체에 대한 기본 입장을 결정해야 합니다. ... -79p

서평의 핵심 요소는 요약과 평가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요약없는 서평은 맹목적이고, 평가 없는 서평은 공허합니다. 맥락화에 기초한 평가가 없다면 서평은 의미가 없지만 그 평가의 근간에는 충실한 요약이 자리해야 합니다. -85p

독서의 첫 결실 또한 평가가 아니라 요약입니다. 책의 핵심을 명확하게 도출하고, 이를 바로 자기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 누군가 책을 보고 있을 때에 제대로 읽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지금까지 읽은 부분을 정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읽는 부분이 무슨 의미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 됩니다. ... 서평 작성에는 지적 몰입과 정서적 몰입이 모두 필요하지만, 특히 전자가 중요합니다. 독후감에는 정서적 몰입이 더 중요합니다. 책에 지적으로 몰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루려는 책의 서론과 차례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책의 전체 구도와 흐름을 머리에 새기면 책을 읽을 때 수많은 문장과 문단 속에서 조금 덜 헤매게 되고, 조금 더 수월하게 맥락과 요지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87p

서평은 책에 대한 평가를 내포하기에 깊은 독서를 통한 독자 자신의 해석과 이에 기인한 성찰을 담습니다. -95p

Posted by 생숭이
읽고,보고2018. 7. 12. 10:03

시험 기간이 되면 다른 짓을 유난히 많이 하고 싶은 것처럼 육아로 ‘내 시간’이 제일 없는 요즘,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일이 너무너무 하고 싶다. 책을 한 권 살때마다 “책 읽을 시간이 있어?”라는 말을 꼭 듣게 되지만 그래서 한 권을 읽을 때의 기쁨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다만 너무 ‘자극’을 주는 책만 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독서법, 책이 좋은 이유 등 책에 관한 책이나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글쓰기 책만 더 찾아지는 것이다. 그러니 ‘하고 싶다, 하고 싶다’는 마음만 커지고 시간은 안 나니 스트레스만 더 커지고 있다. 루틴을 잡기 쉽지 않은 생활패턴이니 ‘시간대’를 정해서 하기보다 하루에 틈나는 대로 책을 잡고, 메모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겠다.

여튼 이번에도 글쓰기를 자극하는 <매일 아침 써봤니?>를 읽었다. 전부터 제목이 눈에 띄었는데 저자가 김민식 PD여서 (그 전에 김민식 PD의 책을 읽었던 터라) 얼른 읽어보고 싶어졌다.마침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한 권이 남아있어서 엄마가 집안일 하라고 아기를 봐주시는 틈에 도서관부터 직행. (엄마 미안해요.)


문체는 대화체로 가볍지만 자극이 될만한, 기억하고 싶은 곳에 표시를 해두었더니 꽤 많이 표시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에 블로그를 다시 하면서, ‘나는 이걸 왜 하는 걸까’ ‘이 시간에 책을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 ‘블로그 글 하나 올리는데 이렇게 시간을 쓰는게 아까운 건 아닐까’ ‘이렇게 포스팅 해놓으면 무슨 보람이 있을까’... 블로그를 하면서도 괜시리 시간을 아깝게 보내는 것처럼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더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물론 오상진이나 김민식PD처럼 매일매일 일정한 시간에 (이 사람들은 새벽에) 글을 쓴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아기가 5시에 일어나니 글을 쓰려면 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알람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꾸준히, 성실하게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일상을 좀더 특별하게 생각하고, 사소한 일 하나 허투루 보내지 않게 될 것 같아 내일이 조금더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사실 육아란 게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몸이 피곤하고 아기가 내 맘대로 안되고 어렵고 이런 문제도 있지만 생각보다 지루하고, 일상이 단조로우며 심심하다는 것이다. (물론 하루종일 한가하지 않지만!!) 그래서 아침이 되어도 오늘 하루에 기대되는 게 크게 없고, 내일도 똑같다는 게 한숨이 나올 때도 많았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보면 평범했던 내 하루하루가 ‘그래도 이런 걸 느끼며 보냈구나’ ‘이런 재미도 있구나’ 돌아봐지기도 하고, 하루종일 아기 때문에 지치다가도 글을 올리고 사진을 고르다보면 아기 모습에 미소짓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덕분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사진을 고르는 요즘의 내 취미가 시간을 잡아먹는게 아니라 내 일상에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해주고 활력을 준다는 확신을 받아 기분이 좋아졌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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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블로그를 통해 하루하루 나의 삶을 응원하며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합니다. 자랑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 알립니다. 저 자신을 칭찬하고 토닥여줍니다. 

... 그러면서 조금씩 인생이 즐거워지고 표정이 밝아졌어요. 블로그에서 자랑하고 싶은 일로 하루를 채우려고 노력합니다. 독서나 여행, 영화감상 등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삶이 즐거워졌어요. 

블로그는 언제 어디서나 내 곁을 지켜주고,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든든한 친구입니다. -53p


글을 매일 쓰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계속 강조했듯이, 하루하루의 삶이 즐거워야 합니다.

매일의 일상을 즐거움으로 채워야 합니다. 독서가 즐거워야 리뷰를 쓰고, 여행이 즐거워야 여행 이야기를 쓰고, 영화를 재미나게 봐야 설득력 있는 감상문이 나옵니다.

하루하루를 소소한 즐거움으로 채우고, 그 일상의 행복을 나누는 것이 블로그를 하는 자세입니다. -127p


드라마PD가 블로그에 빠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시대를 뛰어넘는 활자의 힘 때문입니다. 딸들이 먼 훗날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 우연히 내 블로그를 만나고, 해묵은 나의 글줄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면,

내 블로그 곳곳에 숨겨놓은 자신들의 아기 시절 사진 속에서, 자신들과의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특별할 것 없는 글 속에서 아빠의 사랑을 느낄 수만 있다면... 

시공을 초월하는 메시지의 힘, 그것이 제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입니다. -154p

Posted by 생숭이
읽고,보고2018. 7. 2. 01:06


"난 하고싶은 말을 참고는 못 살아"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말이란 건 상대방이 듣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어떻게든 상대방과의 '대화'를 염두해두고 해야하는 것 아닌가. 설령 기분 좋은 말이 아닐지라도 그렇다면 "내가 화가 났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싶은것인지,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등 의도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싶은 목적과 의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내가 가슴에 담아두지 못해 내뱉는 것은 본인 속은 후련할 지 몰라도 그것은 말의 목적도 아니요, 물론 예의도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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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그래서 더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하고싶은 말을 내뱉듯 하는 게 마치 쿨하고 좋은 모습인 양 이야기 될 때가 많아서일까. 말이 쌓여 나의 격(格)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글에 100% 동의.

물론 나의 '말'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말을 통해 드러나는 나의 품성도 함께.

상대방을 위한 지적을 한다며 사실은 내가 하고싶은 말만 한 것은 아닌지,

사안에 대한 지식과 사색없이 가볍게 이야기했던 적은 없었는지.

천천히, 나를 돌아보며 책을 읽다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미안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후다닥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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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통해 몰랐던 걸 알게 되거나, 엄청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지, 그렇지'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는,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그리고 나와 주변의 '말'에 대해 생각해보는 거울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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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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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은 상대방을 향해 귀를 열어놓는거야. 그리고 진심은 말이지, 핑계를 대지 않는 거란다, 핑계를... -25p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 137p


착한 독설, 건설적인 지적을 하려면 나름의 내공이 필요하다. 사안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통찰은 물론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말 속에 배어 있어야 한다. 말 자체는 차갑더라도, 말하는 순간 가슴의 온도만큼은 따뜻해야 한다. -196p

Posted by 생숭이
읽고,보고2018. 6. 28. 22:31


작년 임신을 하고부턴 책은 주로 에세이나 단편 소설을 많이 본 것 같다.  

어려운 책, 생각을 하게 하는 책들은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오래 보지 못했고.  

무엇보다 여행을 가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일상의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구나 등.   

아기를 낳은 후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를 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사람의 생각에 공감하고 내 주변, 일상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에세이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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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소영씨의 에세이도 사보았는데, 남편인 오상진씨의 책도 발간되었다.   

사실 뭔가 오글오글 할 것 같고, (아내에게 바치는 글인 줄 알았다.) 어디 댓글을 보다보니 하루키 같은 유명작가의 글도 아닌데 왜 일기를 사서 보냐는 말에 사지 않았는데. 서점에 갔다가 책을 발견하곤 한번에 집어들고 말았다. 1년 동안 일기를 매일 썼다는데 매일 어떤 일상을 살았길래 빠짐없이 썼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슬쩍 보니 아내에게 쓴 글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인게 마음에 들었고, MBC에서 힘든 시간을 겪어낸 그를 응원하고 싶었달까.   

어쨌든 책을 읽고 오랜만에 일기를 쓰게 하는 데 성공했으니, 아깝진 않은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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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도 척척 해주고, 무엇보다 아내를 많이 이해하고 아껴주는 남편 오상진의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두 사람이 때론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춰가며, 때론 부딪혀가며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엿본 것 같아 괜히 내가 흐뭇해졌다. 

그리고 단순히 하루 일과를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쓴 성실함과 글빨에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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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님의 추천사 중, '끝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선 그저 사랑하겠다고.'라는 말이 자꾸 찔린다... 그래, 나도 그래야지.

Posted by 생숭이
읽고,보고2018. 6. 28. 22:24


뻔한 위로의 글은 읽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긍정긍정의 마음만 심어주는 책도 당연히 노.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실질적인 코칭의 방법이 나와있어 좀 땡겼다. “하루 한시간을 가져라”에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무엇을”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름의 방법으로 육아로 인한 우울함을 극복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나도 당장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무엇보다 책을 읽고선 바쁘고 피곤해서 미뤄두었던 나의 시간을 좀더 열심히 가지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그러기위해 ‘미뤄도 되는 것’에 과감해진 것이 성과중 하나. 


... 아이를 돌보는 엄마는 어찌보면 세상에서 고립된 존재다. 그래서 힘들지만, 반대로 얻는 것이 있다. 

사회가 제시하는 '바른 길'에서 한발 비껴나있기에 '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대학, 졸업, 취업, 결혼, 임신과 출산이라는 인생 과제들을 수행하느라 보지 못했던 세상, 

듣지 못했던 내면의 소리와 만날 수 있는 최초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 시간만큼은 세상의 상식과 사회의 속도를 따라잡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 115p

 

... 생각해보면 남편은 적이 아니고, 나는 피해자가 아니었다. 둘 다 바쁘고 경쟁적인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들이었다. 부부는 함께 인생을 꾸려나가기로 약속한 관계이니, 그 선택에 책임지는 것이 성숙한 자세이리라. - 147p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