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주. 

언제 아기가 나와도 괜찮다는 37주에 들어섰다. 

그리고 신랑도 이번주엔 시험이 끝나, 드디어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그동안 그도, 나도 일을 쉬어본 적이 거의 없고 특히 연애하고부턴 바로 신랑이 수험생이었기 때문에 마음 편히 놀고 쉬어본 적이 없어서 이 시간들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몸은 좀 무겁고 피곤해도 나중에 아쉬워하지 않을 정도로 실컷, 맘껏 놀고 싶다!!!


그리고 병원에선 공포의 내진을 처음 했다...

지난주에 의사가 "다음주엔 내진 함 해봅시다" 라고 했더니 순진한 신랑이 "내진이 뭔데요?"하고 물어서 의사가 웃으며 (나를 가리키며) "알 거예요^^"라고 했던...

여튼 결론은 자궁은 1cm도 열리지 않았고, 아기도 전혀 내려오지 않았다며, 하루 세번 한시간씩 걸으라는 처방이 떨어졌다. 

아기는 3kg 정도로 크진 않은데 골반이 좁으니 좀 빨리 낳는게 좋지 않겠냐며. 

에효. 하체 비만인데 골반은 좁다니, 정말 억울하다... ㅠㅠ 



#동동이 맞을 준비


막막하다고 미루고 미루던 동동이 맞을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단 출산 선배들에게 받아둔 동동이 물품들을 마루에 펼쳐놓았더니 꽤 되었다. 하나둘씩 정리하다보니 뭐에 쓰이는 건지도 제대로 모르겠어서 일단 펼쳐놓은 채로 아기용품점에 가서 빨래망이랑 세제를 사서 빨래부터 시작했다. 

뭐부터 해야하는지 막막했었는데 다 펼쳐놓으니, '빨래를 해야하는구나' '빨래를 하려면 세제가 필요하구나' '빨래를 하려면 세탁기 청소를 해야겠구나' '빨래를 하고나면 넣어야 하니 서랍장이 필요하구나' 등 하나씩 좀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이제야... 

어쨌든 그래서 이번주엔 언제든 산부인과에 갈 수 있도록 내 캐리어를 싸고, 동동이 빨래 1차 완료. 

다른 사람들은 30주 넘어가면서부터 캐리어도 싸고 아기 물품도 준비하던데 내가 참 늦긴 늦었구나... 마음만 급해진다.



#친구들 만남

- 토요일엔 대학 송년회에 다녀왔다. 약간 무리스럽다 싶긴 했지만 다음달에 결혼하는 후배도 있어 청첩장도 받아야 할 것 같고(다음달 결혼식은 참석 못하니) 준비한 후배들도 걸리고, 작년 말에 내 결혼식때는 열심히 준비하고 참여하고선 올해는 안 가는건 아닌 것 같아 참석했다. 얼굴들을 많이 보진 못해 좀 아쉽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은 반갑고 괜시리 고마웠다. 

- 일요일엔 유리를 일산으로 오라고 해서 만났다. ㅎㅎ 수원에서 온 유리와 '청춘다방' 떡볶이를 먹고, 그 자리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4살 아들을 둔 유리는 한결 여유로워 보인달까. (물론 얘는 아기였을 때부터 여유로워보였지만.) 

- 월요일엔 수민이랑 점심을 먹었다. 요즘은 어쩌다보니 출산한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솔로 친구를 만나 예전 직장 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실컷. 

- 화요일엔 오키네를 보러 양평으로. 보연언니도 같이 보고 싶었지만 이번달에는 서울에 계신다고.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좋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하긴 했지만 완전 별장이었다!! 잘 차려준 점심이며, (사진을 깜박하다니!!ㅠㅠ) 계속 나오는 간식에, 끊임없는 대화에. 아마 솔로 넷이 만났다면 이렇게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기가 있고, 아기가 곧 나올 예정이니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던 것 같다. 내심 신랑이 어색해하진 않을지 걱정했는데 충분히 재밌게, 즐겁게 보내다 온 시간이었다. 양평까지 온 김에 두물머리 들렀다 가라는 말에 가봤는데 마침 오늘 드라마 촬영이! 게다가 유승호라니!!!!!! 





Posted by 생숭이

# 출산휴가 후. 

출산휴가를 시작하면 몸에는 좀더 휴식을 주고, 책을 읽으며 평안함도 갖고, 동동이를 위해 아이용품 만들기도 참가하고, 태교책도 읽어주고,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11월에만 있는 분만후 관리 교육이나 모유 교육도 가면서 막달 준비를 하려 했는데...
11월 12일 영어시험에서 목표로 한 점수를 못 넘었기 때문에 2주 뒤 한번더 봐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출산휴가 시작하자마자 영어 시험을 중심으로 2주 계획을 짜다보니 예정했던 것들은 대부분 하지 못하고 뒤로 다 미루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치질까지 생겨서 너무 고생했다.......ㅠㅠ
결국 병원가서 처방전 받아 크림도 사고, 좌욕기도 알아보고. 
추모제도 준비하고, 꼭 해보고 싶었던 비정규노동 수기도 급하게 응모하고. 
휴가 시작하자마자 참 바쁜 2주를 보냈다. 

인제 막달이라 그런지 잘 때 너무 힘들다. 대부분 왼쪽 보고 자다보니 좀 자다보면 왼쪽 허벅지랑 골반이 너무 아프고, 자세를 바꿀 때는 치골이 너무 아프고, 바꿔서 오른쪽 보며 자다보면 또 오른쪽이 아파서 왼쪽으로 바꾸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고 침대에서 내딛는 발바닥도 아프고. 그나마 내가 잘 자는 편이라 잘 깨면서도 금방 잠들어서 다행이지 안 그럼 밤새 뒤척이며 힘들었을 듯. 

동동이는 이제 2.8kg. 잘 크고 있지만 엄마는 힘들단다...ㅠㅠ



# 요즘 먹은 음식들...

막달이 다가오니 막 먹게 되는구나...

 요즘 아침 식단. 식이섬유 많다는 것만 골라서 먹었다. 유산균까지 먹으니 그래도 좀 나아진 듯...



요즘 집에서 해먹은 음식들. 엄마가 주신 김치찌개, 엄마가 해주신 김치볶음을 이용한 김치볶음밥. 엄마가 주신 밑반찬과 제육볶음. 
그리고 엄마가 주신 목살과 소고기.
별식으로 프렌치 토스트와 짜파게티. 


요즘 외식. 특별히 당기는 거 없을 땐 죽이 참 좋았다. 


몸에 안 좋은 것도 많이 먹었구나...ㅠ
선경언니가 준 김치가 너무 먹고 싶어서 라면을 두번이나 먹었다. 인제 좀 절제하자...
도미노 피자 7치즈&그릴드비프 피자는 정말 최고였다. 피자먹으면서 진짜 맛있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는데 먹으면서도 또 먹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조만간 또 먹을 것 같다.


에머이 쌀국수. 분짜라임과 에머이 쌀국수를 먹고 나니, 다른 데는 가기 싫을 정도. 
2주 사이에 쌀국수를 4번은 먹은 듯. 
혼자 가서도 꼭 쌀국수와 롤만두를 시킨다. 쌀국수가 양이 좀 적기도 하지만 롤만두도 먹고 싶어서... 처음엔 만두 한 그릇도 다 먹었는데 지금은 반만 먹는다.^^ 


Posted by 생숭이

11월 20일부터 (에정일은 12월 19일) 출산휴가를 쓰려고 했는데, 후임으로 내 전에 일했던 사람이 오기도 하니 이월해줄 것이 많지 않기도 하고, 어차피 이번달은 출산휴가 급여도 나올 수 있으니 한 주 당겨서 쓰기로 했다. 
출산휴가가 하루하루 다가와 내가 설레하니, 신랑이 "일하게 됐다고 좋아할 땐 언제고" 하면서 놀렸지만 쉬는 건 당연히 즐거운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사실상 출산휴가라 쓰고 퇴직이라 읽는 상황...
1년 가까이 일한 곳이고 사람들과도 정이 좀 쌓였는지 아쉽고 서운한 마음도 커서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한주, 한주를 보냈다.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일을 다 아는 사람이 오니 되려 더 부담이 되어서 욕 먹지 않도록 잘 이월해야겠다는 생각도 컸고. 다시 볼 수 있는 사람들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고마웠던 사람들에게는 마음을 잘 전달하고 가야겠다는 마음에 호두/아몬두 정과를 주문해서 챙겨드리고, 직접 밥이라도 사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챙기고. 그렇게 1~2주를 보냈다. 

생각보다 덤덤하고, 아쉬운 마음보다 빨리 쉬고싶다는 생각도 커졌었는데(^^)
막상 마지막날 선생님들이 이야길 들으셨는지, "오늘이 마지막이라면서요" 하면서 손 잡아주시고 어떤 선생님은 기도까지 해주시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도 많이 받고 (아기 내복까지 주실 줄이야...)
한번 강의한 인연인데도 찾아와서 아쉽다고 말해주는 학생들 때문에 괜시리 울컥할 뻔했지만,
평범한 여느 날의 퇴근처럼 하루를 마무리했다. 

끝나고 나니, 그 주에 큰 지진도 발생하고, 수능이 연기되는 상황도 생겨서 학교가 어수선했겠다. 


Posted by 생숭이

# 17년만에 영어공부. 

임신하고 학교다니는 것 말고는 다른 활동을 하기도 어렵고, 아직 자리도 못 잡고 어수선할 때 내년 노무사 1차라도 볼까 싶어서 영어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처음엔 노동법 강의랑 같이 듣기 시작했는데, 영어시험 이게 만만치 않은 것이다.ㅠ 
대학교 들어오곤 영어공부라곤 해본 적이 없으니 암기과목인 걸 잊고, 그렇지 그렇지 하며 책을 넘기다 첫 시험은 아주 부끄러울 정도로 망하고 나니 아, 이렇게 공부하면 안되는 구나 싶은 생각이 팍!
신랑은 토익으로 하지, 왜 지텔프로 해서 고생을 하냐고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가 못하는 게 문제인걸.ㅠ
돌아보니 9,10월은 책도 거의 안 보고 집안일, 약속 외에 혼자 있을 땐 대부분 영어 공부를 한 것 같다. (쉬는 시간 빼고^^) 
물론 수험생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임산부라는 상황으로 보면 최선은 다한 듯.



# 임산부 운동 시작 

골반이나 엉덩이 아픈게 심하기도 하고, 마사지로는 안될 것 같아서 인터넷을 몇날 며칠 검색을 하다가 임산부 전용 운동 재활치료가 있는 걸 알고 1회 체험 신청을 해보았다. 임산부에게 요가가 좋다곤 하지만 골반이 안 좋을 땐 앉아서 하는 요가 동작이 안 좋다는 말도 있었고, 임신해서 아픈 것도 있지만 늘 안 좋기도 했으니 이 기회에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1회 체험을 해봤는데 만족. 마사지 같은 통증 치료도 해주었는데 전에 받았던 마사지보다 좀더 맞춤형처럼 아픈 곳이 정확히 더 아팠고 (응?) 운동 치료라는 것도 좀더 근본적으로 치료가 될 것 같아서 믿음이 갔다. 1회 체험을 하고 만만치 않은 가격에 망설였지만 신랑이 흔쾌히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줘서 과감하게 10회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망 언니가 예전에, 임산부들이 (특히 애 낳고 나서)마사지 같은 거 하겠다고 하면 신랑들이 굳이...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몰래 받는 일도 많다고 했었는데, 신랑이 돈 보다도 내 몸을 생각해주니 (물론 운동비는 빚이지만...;;;;;) 참 고마웠다. 
어쨌든 열심히, 잘 다니는 조건으로, 돈이 아깝지 않게 복습도 하고 질문도 많이 하겠다고 다짐하며 10회 등록. 



# 스벅에 디카페인 커피가!!

커피빈, 투썸에도 디카페인 커피가 있다고 들었는데 막상 가보면 "저희 매장은 아니"라는 대답을 늘 들었던 터였다. 몇몇 매장만 디카페인이 있다는데 골라 다닐 수도 없고. 카페 갈 일이 생기거나 가고 싶으면 늘 쥬스나 차를 마시게 되어 입에 단 내가 날 지경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스벅에 갔는데!!! 디카페인이 전 매장에 생겼고, 커피가 들어있는 모든 음료가 다 디카페인이 된다는 것이다!!!
아, 정말. 스벅을 덜 가고 싶어도 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ㅠㅠ
그때부터 카페갈 일이 생기면 웬만하면 (어쩔 수 없이) 스벅에 가게 되었고, 특히 카라멜 마끼야또가 왜이렇게 맛있는지.
전에는 늘 아메리카노만 마셨는데, 요즘은 아이스 카라멜 마끼야또 마실 때가 세상 행복하다.




# 추석

어머님은 정말로 안 내려와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리고 신랑도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망설였지만. 내가 가고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 내려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시댁은 어렵기도 하고 명절엔 일도 많이 해야 하니 가기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지만, 난 어머님이 해주시는 음식도 먹고 싶고, (어머님 음식은 정말 맛있다) 차례상 차리는 것도 돕고 싶고 (결혼하고 첫 명절이기도 하고) 신랑과 오랜만에 기차도 타고 싶고. 내려가고 싶은 이유가 충분했다. 
아침을 먹고 탔는데도 도착하자마자 아침으로 차려주신 고깃국을 한 그릇 다 먹고. 
전날 아침에 출발하니 도착해서 돕겠다고 말씀드렸어도 어머님이 이미 전이며 손이 많이 가는 일들은 다 해놓으신 상황이어서 난 시동생과 함께 나물 다듬는 것만 할 수 있었다. 끼니마다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밥 잘 먹고, 저녁엔 같이 영화 남한산성도 보고. 
차례를 지내고, 아버님 산소에 다녀왔다. 어머님이 걱정을 많이 하셔서 나는 산에 올라가지 않고 밑에 있으려 했는데, 또 언제 인사드릴 수 있을지 몰라 (내년엔 동동이를 안고 가야하니) 조심히 다녀왔다. 
동동이 덕분이기도 하지만 너무 편하게 있다온 건 아닌지 좀 죄송하기까지 한 추석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랑과 시동생이 함께 일한다는 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며느리만 명절 때 일해야 하는 게 억울하고 힘든 건데 매 끼니, 그리고 차례상 치우고 설거지는 다 신랑이 하고, 나물 준비며 음식 준비는 시동생이 같이 해주니 어머님이 두 아들을 잘 키우셨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준비하는 명절 같다는 생각도 들고. 처음으로 딸이 필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키우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까지 들었다.^^ 아마 동동이가 없어서 일을 좀더 했어도 힘들거나 억울하다는 생각은 아마 안 들었을 것 같다. 

 아버님 산소가는 길. 듬직한 두 사람.

그리고 집 앞에 산책을 다녀왔는데, 예전 우리 연애 초기에 많이(?) 만났던 곳을 보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그땐 신랑이 막 공부를 시작할 때여서 내가 짬을 내 대구에 종종 갔었다. 어머님 모르게.^^;;; 
주말이나 휴무에 내려가기도 하고, 같이 카페에서 신랑은 공부하고 나도 책 보고. (사실 신랑은 독서실서 해야됐는데 내가 내려오니 카페서 같이 한 것) 신랑이 근처에 맛있는 밥집들도 데려가고. 그땐 시간이나 여유가 없으니, 같이 밥 먹는 한끼가 참 소중했고 좋을 때였다. 
연애를 시작하던 그때는 몇년 뒤까지 생각해볼 틈 없이 그 순간 순간이 참 행복하고 좋았는데, 또 이렇게 몇년을 거쳐 결혼을 해서 이 곳을 찾으니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 뿌듯하고 좋기도 하고. 게다가 그땐 신랑이 고시 공부를 막 시작할 즈음이었는데, 몇년 사이 신랑은 합격을 하고, 자리를 잡아가고 우린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기고. 둘이 같이 만들어낸 게 많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새삼 외롭고 힘들었던 즈음이었는데 우리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도.^^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카페에서 차도 한잔 하고 싶지만 동동이 데리고 여유있게 찾을 수 있을지. 



# 임산부의 날

임산부 아니었음 절대 몰랐을 (그동안도 들어본 적도 없었던) 임산부의 날.
신랑이랑 기사를 보면서 "임산부의 날이래"하고 넘겼는데, 신랑은 내가 며칠 전부터 먹고 싶다고 했던 떡국을 먹이려고 식당을 찾아내고 꽃다발을 준비해주었다. 
고맙습니다. :)



Posted by 생숭이

# 9월 11일.

동동이를 만날 날이 약 100일 정도 남았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문득 무리하지 않는 것 말고는 동동이를 위해 뭘 했나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비타민D, 철분제는 먹으라고 하니 먹는 거고, 동동이를 위한 거라곤 오메가3 정도. 몸에 좋은 음식으로만 챙겨먹고 싶어도 혼자 먹는 날도 많고 괜시리 우울한 날도 있고 밥 차리기 싫은 날도 많아 결국 대충 떼우거나, 먹고 싶은 걸 먹다보니 몸에 안 좋은 것도 참 많이 먹었다. 육아/임신출산 블로그들을 보다보면 내가 나쁜 (예비) 엄마인 것 같아 죄책감까지 들기도. 

태교라고 거창한 걸 고민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태교책 정도는 종종 읽어주고 싶었는데 (아빠와 함께) 신랑은 너무 바쁘고 나도 내 공부한다고 따로 읽어주질 못했다. 물론 엄마가 공부하고 음악을 듣고 마음 편한 게 좋다곤 하지만 그 목적이 동동이를 위해 하는 건 없다고 생각하니 오늘따라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우연히 문구점에서 100일 수첩이 예뻐서 눈에 들어왔다. 예전같으면 (특히) 다이어트, 무슨 시험을 떠올릴텐데 딱 동동이를 만나게 될 날이 그 정도 남았기에.
100일 동안 하루에 한번씩 동동이를 위한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다져보았다. 거창한 걸 할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늘 생각하고 있고,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을 스스로도 키워나가고 싶다. (윽. 또 열흘 정도 하다가 못하긴 했지만... 마음은 늘 생각하고 있단다, 동동아...) 


오늘은 첫날로, 동동이를 위한 선물을 사보기로 했다. 내 돈주고 산 첫 선물.
저 조그만 신발을 18,500원이나 주고 샀는데 옆에 신상품은 37,000원. 사실 그게 더 예쁘긴 했는데 결국 이월상품을 선택했다.
비싸도 예쁜 걸 사줄 것인가, 좀 싼 이월상품을 사줄 것인가. 벌써 이런 갈등을 겪다니, 나중엔 더 많은 고민들이 닥치겠구나 생각이 들어 (대부분 돈 때문에) 좀 슬퍼졌다. 
그래도 아기 신발은 참 귀엽다. 식탁위에 올려놓으니 하루종일 기분이 다운이었던 신랑도 보자마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