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여행 
나름 태교여행^^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무리하지 않고, 잘 쉬다 먹다 온 여행이었다. 
포스팅은 http://blog.naver.com/haup36/221065123371



# 8월 5일 _ 손가락, 발가락 확인

아기를 가진 순간부터 (아마 낳는 그 순간까지) 제일 걱정이자 바람은 손가락, 발가락 10개 다 있고 건강하게, 몸에 이상없이 태어나주는 것이다. 
오늘은 손가락, 발가락 (발가락은 아니었나)이 잘 보였다.
특히 손가락은 10개 다 확인한 듯.
그리고 경부길이도 짧지 않아 조산 가능성도 없다고 했다. 신랑은 "당연하지"라고 말했지만 그 당연해야 할 일이 혹시나 해서 그동안 사실 걱정이 많이 됐었다. 주변에 경부가 짧아 조산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고생한 걸 봤어서 그런가. 

1,2차 기형아 검사도 다 정상이었고 초음파로 보는 동동이도 다 잘 크고 있다면서,
다음 정밀초음파 검사는 편안한 마음으로 봐도 될 거라고 하셨다.
이렇게 하루하루, 동동이는 쑥쑥 커가고 있다.



# 8월. 임산부 요가 시작.

예전~~~ 요가를 다니기만 하면 애 낳을 때 고생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서 운동이 시작해도 될 시기가 되자마자 요가를 등록했다.
역시 요가는 나비자세, 가부좌자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지만, 임산부 요가라 무리하지 않아도 돼서 그런가 전에 다닐 때보다 되려 마음이 덜 힘들었다.
그래도 예전처럼 안되는 동작 때마다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열심히 다녀서 좋아져야지 생각이 큰 걸 보니,
동동이 power가 크긴 크구나 싶다.
요가를 좀 일찍 시작한 편이기도 하니, 8,9,10,11,12월 열심히 다니면 좀 좋아지겠지.ㅠㅠ



# 8월 11일. 첫 태동? (21주 3일)

하도 인터넷에 18~20주 사이에 첫 태동이 있다고 하고, 태동이 느껴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는 등의 말들이 많아서 또 내심 신경쓰이는 즈음이었다. 지난 검사 때 의사에게 태동이 아직 안 느껴진다고 하니 쿨한 우리 의사쌤은 "산모가 둔해서 그래요"라고 해줘서 되려 좀 안심을 하긴 했지만. 
오늘은 자기 전에 누워서 배에 가만히 손을 대보니, 심장소리처럼 쿵쿵 거리는 게 느껴졌다. 심장에 손을 댄 것처럼. 신랑도 손을 대보더니 신기해했다.
그동안은 그렇게 배에 조용히 손을 대보지 않아서 몰랐던 건지,
뭔가 꾸룩하는 느낌이나 발로 차는 느낌은 아니라서 이게 태동이 맞나 싶었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첫 태동은 심장소리처럼 쿵쿵 느껴지기도 한단다.
동동이가 건강하게, 잘 있는게 확인이 되는 게 젤 기쁘다.
(지금 -12월- 생각해보면 태동과 좀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 임부복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머님이 옷을 몇벌 사주셨는데 대부분 이제 다 맞지 않게 되었다.ㅠㅠ 시기에 비해 배가 많이 나온 건지.
어머님이 이번엔 임부복이랑 큰 옷들을 보내주셔서 남은 여름은 걱정없게 되었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ㅠㅠ



# 마사지

엉덩이 골반쪽이 너무 아파서 마사지를 두어번 받았다. 원래 중둔근이 약하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 때문인지 원래 임신하면 그런 건지 누워서 자세 바꿀 때나 일어설 때 너무 아파서 걱정까지 되었다.
일산에 임산부 마사지, 골반 마사지 등을 검색해보다가 두 군데를 갔는데 두 군데 다 비슷하게 손으로 해주는 수기 마사지였다. 시원해진 것 같기도 하고, 기분상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런저런 말도 듣고 하니 좀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구동명 쾌유 마사지. (일산 웨스턴돔)



# 어머님 생신

결혼하고 처음 맞는 어머님 생신. 원래 대구로 가서 차려드리거나 사드릴까 했었는데, 마침 어머님이 서울 오실 일도 있으셔서 집에서 차려드리기로 했다. 일부러 요리쌤한테 어머님 생신 상이라고 이야기해서 올릴 만한 음식으로 배우고, 그래도 고기가 주 메뉴로 있어야한다는 생각에 인터넷 레시피를 한참 뒤져 제일 괜찮아 보이는 걸로 LA 갈비를 준비했다.
다행히 어머님도 좋아하신 것 같았고, 음식들도 그럭저럭 의도대로 되었다. 사실 맛이 없을 수 없는 것들로 준비하긴 했지만.^^;;; 
되려 국, 찌개, 밑반찬 같이 맛을 잘 내야하는 건 자신 없지만, 레시피대로 하면 있어보이는 손님상은 힘들긴 해도 평이 좋다.



# 엄마 생신

8월은 양가 기념일이 몰려 있는 달이다. 어머님 생신, 울 엄마 생신, 외할머님 생신, 윤아 생일, 서아 100일, 올케 생일... (할아버지 생신도 있으셨는데...ㅠ)
엄마 생신은 주말에 동생네와 외식을 하기로 해서 당일엔 간단하게 미역국을 끓여드리고 배운 요리 하나를 뚝딱 해드렸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하셨지만 가까이 사는데 미역국 정도는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시어머님 생신상은 하루종일 준비하면서 아침상도 못 차려드리는 건 딸로서 너무 죄송하잖아)
새우호박찜은 너무 잘 배운 것 같다. 맛도 좋고 보기도 좋고, 어렵지도 않고.

Posted by 생숭이

# 1차 기형아 검사

걱정했던 1차 기형아 검사. 나이도 많으니 (예전같으면 충분히 노산!!) 양수검사 이야기도 살짝 나왔지만, 꼭 할 필요는 없다는 주위 사람들 말에 1차 기형아 검사 결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었다.
괜시리 걱정이 많았는데 정상이라는 문자를 보고 어찌나 기쁘던지.ㅠㅠ


# 동동이는 아들

정기 진료날. 의사쌤한테 들어가자마자 의사쌤이 "오늘은 성별 확인해봅시다" 라고 쿨- 하게 말한다. 다음 진료때나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초음파를 보더니 "보이시죠? 고추~" (애매하게 말해주는 의사도 많다던데 우리 의사쌤은 쿨하다) 
아들이라고 하니, 신랑 기분도 좀 다른가보다. (아들을 기다렸다는 건 아니다) 
책임감이 들기도 하고, 아버지와 본인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말이 마음이 아팠지만)

궁금해 하실 것 같아 외할머님과 어머님께도 전화드렸다. (딸이라고 해도 좋아하셨겠지만) 두분도 좋아하시는 것 같았고, 엄마아빤 괜시리 안심(?) 하시는 것 같았다.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은 "시댁 좋아하시지?" "그래도 아들이니 다행이다"는 반응...)

아들 엄마라니!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유는 없다) 막상 확정되니, 또 기분이 다르다.
벌써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들 엄마가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도 나고,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딸-아들 순으로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아쉬운 마음도 막상 들지 않는다. 
아들은 있으니 둘째는 딸 이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벌써 들긴 하지만.^^ 아마 둘째가 아들이어도 또 그건 그대로 기쁘겠지. 



# 집안일

신랑도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임신해도 입덧 때문에 한창 힘든 시기 말고는 집안일을 평소대로 하게 된다.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상황 자체가 서러울 때도 있고, 몸이 힘들기도 하고, 마음이 안 편해서 몸을 움직이는데 몸이 힘들기도 하고. 
되려 나가서 일정을 하는 게 더 안 피곤할 정도로 집안 일은 늘 끊임없고,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요한다. 설거지 하는 것만 해도 2~30분 서 있고, 빨래, 청소기, 걸레질 같은 기본적인 것만 하는데도 왜이렇게 바쁜지.

Posted by 생숭이

# 5월 28일.

자주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몸이 힘들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다른 뭔가를 하는 게 힘들다. 
책 한 자 읽기도 힘들어서 거의 한 달은 한 글자도 보지 않고 집에 오면 생각없이 TV만 켜놓거나 쇼파귀신으로 산 것 같다. 
이번주 되니, 가끔씩은 조금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 드는 날도 있고, 몸도 괜찮은 날도 있어서 책도 다시 빌리고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속만 좀 편해진다면 정말 좋을텐데.
임신 전에는 아기 낳는 것만 힘든 줄 알았는데, 입덧이란 걸 해보니 아 둘째 임신은 할 수 있을까 생각이 확. 
예전에도 멀미는 참 힘들어했는데, 매일매일 매 순간이 멀미 같으니 (그것도 심한 상황의 멀미...)... 

어젠 괜시리 힘들어서 눈물까지 났고, 오늘은 감기 기운인지, 빈 속에 토해서 목이 긁힌 건지, 하루종일 목까지 아파서 더 힘들었다. 
아깐 빈 속에 토했더니 음식물은 없이 피 나오고, 노란물만 나오고, 가슴을 쥐어짜듯 아팠다. 우습게도 조금 누워 쉰 후에
토미토쥬스를 마시고 삼겹살을 먹고 배를 좀 채웠더니 좀 나아졌다.

오랜만에, 신랑이 공부하러 간 시간에 카페에 나왔다. 힘들어서 집에서 쉬는 게 나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유자차 한 잔에 딴짓을 하니 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마치 입덧이 없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을 보내고 다른 일에 몰두하는 게 입덧을 이겨내는 데 좋다는데 생각보다 참 쉽지 않다.


# 5월 29일. 조퇴.

원래 학교 도착하면 속이 안 좋으니 화장실 가서 빈 속을 억지로 토해내고. 핏물, 노란물 나올 때까지 가슴을 움켜쥐게 개워내면 조금 가라앉곤 했었는데.
오늘은 영 속이 나아지질 않고 머리까지 띵 했다.
속도 속이지만 어제부터 살살 아프기 시작한 목이 계속 아픈 것도 몸을 더 힘들게 했던 듯.
결국 병조퇴를 신청해서 12시에 학교를 나왔다.
학교 다닐 때도, 일을 할 때도 내 몸 아파서 조퇴를 하는 경우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인데, 입덧은 참을 만한 범주가 아닌 가보다. 

오는 길에 병원에도 들렀다. 입덧이 심해서 약을 받으러 가야겠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은 병원 안 간지 2주가 됐고 또 2주 뒤에나 진료가 있어 괜시리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컸나보다. 특히 유산 가능성이 높다는 10~12주가 되니 걱정도 더 많아진 것 같다. 
담당쌤이 안 계셔서 다른 쌤한테 초음파를 받았다. 이번에도 동동이는 훌쩍 커 있었다. 딱 11주 정도에 맞게 크고 있다고 했고, 심장도 잘 뛰었다. 몸이 나아진 건 없지만 동동이 건강한 거라도 확인하니 마음이 한결 나아진 것 같았다.
입덧약을 받긴 했는데 막상 타고 오니 먹을까 말까 하다가 먹지 않았다.

Posted by 생숭이


# 5월 3일. 

와. 심장 뛰는 소리라니.
사실 이전까진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심장소리를 들으니 괜히 눈물이 왈칵하는 거였다.
아직 점 같은 아기가 심장까지 있다니, 게다가 성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뛰다니. 신기하기도, 신비롭기도.
아직 몸에 큰 변화 (이제 슬슬 입덧 때문에 살 찌는 거 빼고)는 없어 실감이 안 났었는데,
인제 진짜 배 속에 생명체가 살고 있구나 느낌이 오는 것 같았다.
몸을 좀더 소중히, 조심조심 다녀야겠다.

병원 다녀온 후, 투썸. 속이 안 좋으니 아이스크림, 특히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딱이다.

Posted by 생숭이

# 일주일.

지난 일주일은 점점 실감을 느끼려 애쓴 한 주였다.
감기기운, 미열은 증상인 것 같은데 입덧은 없으니 아직 몸으로 느껴지는 건 없지만 제일 실감하는 건 역시 조심하게 된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커피, 녹차도 안 먹고 있고, 메밀차를 마시다가도 마셔도 되는지 검색.
떡볶이가 먹고 싶어도 검색. 화장품을 쓸 때도 검색.
어제 아침엔 무심코 드라이 스프레이를 칙칙 뿌리자마자 아 맞다하며 임산부 스프레이를 검색했다.

토요일엔 신랑 따라 결혼식장 가기 전에 벚꽃 구경도. 괜찮을테지만 튀긴 음식 등은 좋지 않을 것 같아 덜 먹었고 당연히 회나 육회는 덜지도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요일엔 육아 관련된 책도 구입했다. 인터넷 정보가 범람하지만 책 1권은 봐야 전체적으로(?)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전혀 몰랐던 세계에 한발 들어선 느낌. 국민 육아책이 있었을 줄이야. 
언젠가 어떤 글에서 요즘 엄마들이 극성 맞아진 게 아니라 알게된 게 많아서 그런 거라고 하는 말이 떠오르며,
알게 된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다는 걸 실감했다.

책 사진은 없고 교보 앞 카페에서만 한 컷.


마음의 준비를 위해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고,
병원 가기 전날엔 부모님들께도 말씀드렸다. 너무 초기라 혹시 몰라서, 괜히 호들갑 떨고 싶지 않아서 병원 다녀오고 말씀드릴까 했었는데 결과가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서.
당연히 좋아하셨지만, 뭔가 예상한 반응과 다르기도. ㅎㅎㅎ (특히 우리 엄만 알고 계셨다는 듯이 "응~~")
쑥스럽기도, 축하받으니 새삼 몸에 대해, 아기에 대해 더 책임감이 들기도.

신랑이 물었다. 어떤 기분이 젤 커?
난 걱정이라고 답했다. 건강하게, 별 탈 없이 태어나주길 바라는 걱정, 기형없이, 손가락 발가락 5개씩 다, 건강하게, 나오길. 
이 마음만 가득하다.


# 4월 19일. 병원 다녀오고.

신랑이랑 같이 병원에 다녀왔다. 태낭은 1주일 전보다 눈에 띄게 커졌고, 임신이 잘, 안정되었다고 했다. 인제 5주.
신랑이 나오면서 "우리 애기가 1주일 동안 이렇게 열심히 커주었네"라고 말하니 마음이 짠...
지난주보다 확 실감이 나기도 하고, 신랑 말대로 아기가 최선을 다해 크고 있는데 나도 더 몸조심하고 마음 편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오면서 36살에 결혼해서 36살에 애도 낳네 하면서 둘이 웃었다. 
그리고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하자고 이야기했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