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 연대2011. 8. 3. 11:16


1.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8시 출근, 5시 퇴근 : 8-5제 도입>

박 장관이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 '8-5제'.
이유는 이렇습니다.
- 일찍 퇴근하면 가족과 대화 시간이 많아 집 걱정 없이 회사 일에 더 집중하게 되고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 퇴근 후 자기계발에 투자할 여유가 생기며 여가를 활용한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는 이유로 '8-5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거 경제라고는 책 한권 제대로 안본 제 사촌 동생도 피식 웃습니다.
열심히 벌어도 월급은 안 오르는데 치솟는 물가가 문제 아닙니까? 일찍 퇴근한다고 외식할 돈이 생기는지, 또 정부에서 이렇게 하라고 해도 정시 퇴근은 커녕 야근을 일상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생각해 봤는지...
남편이 일찍 퇴근하면 혹은 주말에 집에 있으면 여자가 스트레스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밥을 챙겨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자가 일찍 집에 들어가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고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역시 '있는 집 자녀'가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아이디어일 뿐입니다. ('있는 집' 어른도 이렇게 생각할 수는 없을 겁니다.;;;)


2.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이 유효한 이유!

지난 주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듣다가 박 장관이 '747 공약'이 유효하다고 말한 이유를 듣고 제가 잘못 들었나 해서 2~3번을 반복해 들었습니다.

'747 공약'은 '연7%의 경제성장으로, 10년 후 일인당 소득은 4만불, 국가는 7대 강국 달성하겠다'는 거였죠. ‘한반도 대운하’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당시 핵심 공약이었습니다.

박 장관은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깔딱고개에 있다며 3년 뒤인 2014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7년 뒤인 2018년에 4만 달러를 돌파한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계산을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2014년까지 내년 실질경제 성장률 4.5%를 기록하고, 한국은행 중장기 물가목표치인 3%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3%+4,5% → 명목 기준 7.5%
지난해 1인당 국민 소득이 20,759 달러였으니
연간 ×7.5% = 2014년에 1인당 2만9천달러 정도가 되고 2018년에 3만7천달러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_-;;;

여기까지는 계산을 잘 했다고라도 치겠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것을 역으로 계산해 2014년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가 되려면...
실질 경제 성장률이 6%, 즉 명목기준이 9% 정도 되어야 하는데... 현재 잠재 성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은 쉽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목표가 이루어질 수가 없죠.

이때! 생각하신 박 장관의 대책이란...
원화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즉, 원 달러 환율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가치가 올라가고 이렇게 되면 경제 성장률이 높지 않더라도 달러로 표시되는 1인당 국민소득은 더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박 장관은 급격한 쏠림이 발생되지 않는 한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할 것이라는 말도 하셨지요. 환율은 하락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수입 수요를 늘리고 물가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겁니다.

정말 숫자 끼워맞추기 아닙니까?

마지막 정리하면서 손석희 진행자도 "사실 숫자만 가지고 얘기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느끼는 것하고 상관없이 돌아가는 경우도 많잖아요. 더더군다나 환율에 의해서 국민 소득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은 국민들의 실질 생활과는 상관이 없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고 정리하더군요. 옳소!!


3. 물가 잡겠다고 식품 ·화장품 유통기한을 없애잡니다!!

오늘도 손석희 시선집중을 듣다 크게 빵 터질 뻔 했습니다. 이번엔 물가를 잡겠다고 식품과 화장품 유통기한을 없애자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이유인 즉, "유통기한을 넘으면 마치 못 쓰는 상품처럼 느껴진다"며 표시된 유통기한이 지나면 사용 가능 여부를 따지지 않고 모두 폐기하게 되는데 이는 곧 가격 상승 요인이 되며 소비를 부추간다는 것입니다.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다 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알겠으나 그렇다고 유통기한을 없애면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특히 식품이나 화장품의 경우 그나마 믿고 살 수 있는 건 유통기한 때문 아니겠습니까? 이에 복지부는 소비자 안전을 이유로 '수용 불가'로 입장을 정했다죠.

-------------------------------------------------------------------------------------
물가를 낮추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신다면 위와 같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숫자 맞추기식 물가 잡기는 안 나오지 않을까요. 전문가들도 “현 정부가 말로는 물가 안정에 노력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직도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 것처럼 국민 소득이 높다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게 아닙니다. 서민들의 ‘체감 경제’에 눈과 귀를 열고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Posted by 생숭이
함께 & 연대2011. 8. 1. 20:19

▷▶ 미국은 어떻게 많은 빚을 졌나?
http://j.mp/oX18XI

미국은 50년대 최고 소득세율이 80%가 넘었고 국가부채는 사실상 한푼도 없었다. 지금은 미국의 최고 소득세율이 40%가 안돼 국가부채는 GDP의 100%를 막 넘기려 하고 있다.

-감세와 국방비가 빚의 주범
2001~2009년 사이 '부시 감세'로 불리는 부유층에 대한 감세로 인한 세입 손실이 약 1조 2000억 달러.
다음은 매출없는 소비인 전쟁. 2001년 이후 이라크 전쟁, 아프간 전쟁으로 인한 전비가 약 1조 5000억 달러.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가 결정타. 구제금융 법안에 약 8000억 달러가 들어갔고 2조 달러를 추가로 빚짐.
 
- 지출 줄이는 일은 불가능
세금을 더 내기 싫으면 정부의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하나 미국의 세출 구조를 보면 적자폭 삭감이라는 게 쉽지 않다. 다들 법으로 묶여있는 예산이고 경상 사업비, 국방비(6800억 달러)를 제외하고 줄일만한 항목이 없다.
군축을 하지 않는 한 국방예산 감축은 어렵다.
경상사업비는 이른바 개발 예산. 경상사업비를 줄이면 가뜩이나 불황직전에서 헤매는 미국 경제에 경기부양책을 마련할 도리가 없다. 나머지는 복지 예산인데 실제 사회보장연금과 같이 국민들의 보험료로 지불하는 예산이라 세입세출과는 별 상관 없거나 노인의료지원제도와 같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사회복지 제도.

-세법 허점 많아 세수확대도 미지수
다른 방법은 세입을 늘리는 것. 다른 말로 세금을 더 걷는 것 뿐.
역설적으로 미국의 조세 부담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 (심지어 한국보다 조세부담률이 낮다.)


▷▶ 美 디폴트 막았지만, 더블딥 현실화 우려 키워
http://j.mp/r7tmfz

▷▶<美 부채협상 타결>60일간의 치킨게임…與도 野도 상처만 떠안았다
http://j.mp/rhQcIJ

▷▶<美 정부부채 상한증액 협상 일지>
http://j.mp/nQsMJR

▷▶<美 부채협상 타결>美경제 신뢰성 타격…티파티 책임론 부상
http://j.mp/qj96VW

Posted by 생숭이
함께 & 연대2011. 7. 26. 09:01

트래픽 200위 사이트 가운데 언론사 67개
랭키닷컴 순위, 경제·스포츠지 약진… 네이버 뉴스캐스트 이후 인터넷 신문 대거 상위권 입성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네이버 뉴스캐스트 덕분에 언론사 사이트트래픽 순위가 크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온라인 트래픽 분석 업체 랭키닷컴에 의뢰, 트래픽 상위 1천개 사이트의 지난 2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언론사 사이트의 상위권 진입이 두드러졌다. 7월 둘째주 기준으로 상위 200위 사이트 가운데 언론사 사이트가 67개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2개, 2009년 같은 기간 35개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규모다.

랭키닷컴 순위 기준으로 언론사 사이트 가운데 부동의 1위는 조선닷컴으로 2009년 전체 16위에서 지난해에는 9위로, 올해는 8위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2위를 차지했던 조인스닷컴이 포털 사이트로 분류되면서 매일경제가 전체 11위, 언론사 사이트 가운데 2위로 올라섰다. 매일경제는 2009년 44위(언론사 7위), 지난해에는 18위(언론사 5위)였다. 한국아이닷컴의 약진도 돋보인다. 47위(언론사 9위)에서 16위(언론사 4위), 14위(언론사 3위)로 뛰어올랐다.

전반적으로 경제지스포츠지들이 대거 상위권에 입성했고 인터넷 신문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목된다. 전체 순위 100위 안에 든 언론사 사이트가 2009년에는 17개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34개로, 올해는 40개까지 늘어났다. 56위인 마이데일리나 65위인 뉴스엔, 70위인 프레시안, 80위인 오센, 86위인 지디넷코리아, 90위인 미디어오늘 등은 2009년에는 100위권 바깥이거나 아예 300위 안에도 들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200위 안에 든 언론사 사이트들을 분류해 보면 인터넷 신문이 13개로 가장 많았고 종합일간지가 10개, 경제신문이 10개, 정보기술신문이 5개, 연예·오락전문신문이 5개 순으로 나타났다. 방송사 사이트의 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도 주목된다. KBS는 2009년 29위(언론사 3위)에서 지난해에는 42위(언론사 15위), 올해는 54위(언론사 20위)로 낮아졌다. iMBC는 48위(언론사 10위)에서 64위(언론사 24위), 62위(언론사 25위)로 낮아졌다.
 

 

   
랭키닷컴 순위 전체 100위 가운데 언론사 사이트. ⓒ랭키닷컴.
Posted by 생숭이
함께 & 연대2011. 7. 25. 16:28

"팔로워를 많이 모으고 싶으면 트윗을 많이 해라. 그러나 당신의 사이트로 많은 방문자를 끌어 들이는 게 목표라면 무작정 링크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당신에게 주목하게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소셜 네트워크소음이 줄어들 때를 기다려라. 주중에는 오후 2시에서 5시, 주말에는 오전이 주목도가 높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니만저널리즘연구소에서 소셜 미디어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소개눈길을 끈다. 소셜 미디어 전문가 댄 자렐라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팔로워가 많은 파워 트위터리안들은 하루 평균 22건의 트윗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트윗을 많이 할수록 팔로워도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팔로워가 많은 파워 트위터리안은 대화성 트윗보다는 정보성 트윗이 많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자렐라는 그러나 특정 사이트의 트래픽유도하는 게 목적이라면 링크를 지나치게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한 시간에 두 개 이상의 링크를 공유하는 계정클릭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렐라는 또 언제 트윗을 할 것인지 보다 언제 트윗을 하지 않을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렐라의 분석에 따르면 블로그뉴스 사이트들이 조용한 평일 오후나 주말이 훨씬 주목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콘텐츠와의 경쟁을 피하라는 이야기다. 리트윗은 평일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가 가장 활발했고 오후 4시에 정점을 이뤘다.

   
▲ 리트윗이 가장 활발한 시간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다. 댄 자렐라 블로그.

자렐라에 따르면 주말로 갈수록 리트윗이 더욱 활발했다. 특히 주말 아침, 대부분 뉴스 사이트의 페이지뷰가 크게 떨어지는 시간 대에 오히려 트위터 링크의 클릭률이 높아진다. 팔로워들의 반응도 매우 왕성한 시간 대다. 주말이 되면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는다는 이야기다. 방해할 만한 요소가 더 적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효과가 더 크다.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하는 회사가 많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오히려 주중에 참여가 적다.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달리 반복적인 포스팅이 큰 효과가 없지만 트위터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며 이슈를 확산시키기에 효율적이다. 페이스북 포스팅은 친구들이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시 부각되는 효과가 있다.

자렐라는 트윗을 많이 하는 것 못지않게 같은 링크를 두세 차례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읽도록 하려면 '재탕'을 꺼리지 마라. 다만 서너 시간 기다렸다가 단어를 바꿔서 내보내라. 당신의 팔로워들이 당신의 트윗을 모두 읽는 건 아니다. 이미 읽었던 팔로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재탕이든 삼탕이든 처음 읽는 팔로워들이 있다.

이메일 역시 마찬가지다. 자렐라는 95억건의 이메일 뉴스레터를 분석한 결과 더 많이 보낼수록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역시 주중보다는 주말에, 주중에는 오전 4시부터 7시에 보낼 때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렐라에 따르면 30번을 보내나 5번을 보내나 차이가 없다. 어쨌거나 그들은 듣고 싶어하지 않을 테니까. 

이정환 기자

Posted by 생숭이
함께 & 연대2011. 7. 1. 11:29


인간으로 태어나 노예로 살던 자의 부끄러움.
그걸 깨우쳐준 전태일. 그분을 열사라고 부르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 분의 죽음에 책임질 일이 없었고, 자책할 일도 없었고, 무엇보다 함께 했던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냥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때때로 흐트러지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담아 떠올릴 수 있는 바위 같고 산 같은 이름이었습니다.

박창수와 11년, 김주익과 19년, 재규 형님과 15년. 군사독재에 치를 떨며 숨죽여 오르내리던 용두산 공원이 있고, 민주노조 세워보자고 새우깡 안주를 놓고 밤을 새우던 다대포 바다가 있습니다.
밤새 등사기로 밀어낸 유인물을 테이프로 감은 채 정문을 통과해야 했던 안전화가 있고 화이바가 있습니다. 번갈아 가며 면회를 오고가던 감방이 있고, 한진노조 때문에 세배로 늘려야 했던 영도경찰서가 있습니다. 시장 아주머니들이 싸다준 김밥을 최루가스에 비벼먹던 6월 항쟁의 거리가 있고, 멸공의 횃불아래를 부르며 침묵의 공장을 해방의 광장으로 만들어가던 대투쟁이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착하다는 이유로, 너무 말이 없어 깝깝하다는 이유로 이리저리 재단하며 때때로 미워하기도 했던 애증의 세월들이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주익씨가 자랑스럽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그 큰손을 붙잡고 하고 싶은 얘기가 참 많았는데 이제 어디에다 그 얘기들을 다 해야 합니까?

85호 크레인의 달력은 129일의 시작 6월11일에 동그라미가 쳐진 채 멈춰지고, 그 칠흑 같은 밤으로부터 비는 참 그악스럽게도 내렸습니다.
비가 몹시 내리던 어느 늦은 밤, 011-554-1469.
이제 다시는 받을 일도, 걸 일도 없는 전화번호 하나.
저녁은 먹었어요?
예….
비가 많이 와서 어떡해요?
비야 맨 날 오는데요 뭐….
전 그때까지만 해도 용건이 궁금할 따름이었습니다. 용건이 없는 전화는 겉도는 얘기가 몇 마디 더 이어지다 그럼 수고하시라는 잔인한 인사를 그에게 남긴 채 끊어졌습니다.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 황소 같은 사람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 곰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막막했을까.
단 한 발짝도 내려설 수 없는, 땅보다는 하늘이 가까운 그 꼭대기가 얼마나 아득했을까. 얼마나 내려오고 싶었을까. 봉다리에 매달아 크레인까지 밥을 끌어올리던 그 밧줄에 목을 걸어야 했던 그 처절한 절망을 이제야 헤아리는 이딴 게 무슨 동지입니까.
죽을 각오로 올라갔으나 그는 살고 싶었던 겁니다. 9월 9일 유서 한 통을 써놓고 기다리고, 10월14일 또 한 통을 서놓고 목이 메이게 간절하게 기다려보고. 단식도 해보고, 삭발도 해보고, 수 십 번 집회도 해보고, 태풍도 혼자 견디고, 추석도 혼자 견디고, 아버지 제사도 혼자 견디고, 이제 더는 올라갈 곳도 없는데,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해볼 것도 없었던 그 처절했을 절망들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져 견딜 수가 없습니다. 백만 번을 생각하고 천만 번을 생각해도 아까워서, 사무치게 아까워서 미치겠습니다.

다른 애들 다 가진 힐리스 한 켤레 사들고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애비.
아빠 얼굴을 몇 개나 그려놓고 일자리 구해줄 테니 돌아오라고 했던 10살짜리 딸내미보다, 백만 배 천만 배 더 그 딸내미를 어루만지고 안아보고 싶었을 애비.
129일의 아빠의 부재로도 눈에 띄게 기가 죽었다는 일곱 살 막내가 이제는 영영 아빠 없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을 애비가, 그 아이들을 그 올망졸망한 새끼들을 기어이 상주로 만드는 세상.
10월17일 그 날 이후 크레인과 눈이 마주칠까봐 하늘을 올려다 볼 수조차 없는 아저씨들. 너나 없이 '미안합니다.' '내가 죄인입니다.' 정작 미안한 건 우리가 아닌데도 그 한마디가 인사가 돼버린 고통의 시간들.

재규 형님도 그랬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때 "형님이 뭔 죄가 있습니까" 그 한마디를 못한 게 또 이렇게 남습니다. 재규 형님은 그렇게라도 지회장을 따라가서 그 한마디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
다. 저들은 유서가 없으니 단순 추락사랍니다.

김주익 지회장이 빤히 내려다보는 4도크에 피로 써내려 간 유서. 얼마나 더 처절한 유서가 있어야 합니까? 바로 그 4도크에 매어있던 배를 새벽에 잠수부까지 동원해서 빼내가고, 배가 출렁이던 자리엔 조합원들의 한숨과 패배감이 넘실거리고, 그 넓은 도크바닥을 종이 삼아 몸 뚱아리를 붓 삼아 써내려 간 얼마나 더 처절한 유서가 필요합니까? 안기부와 한진자본이 죽인 박창수 위원장은 유서가 없어 13년 동안 의문사입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답니다.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서는 안되며, 자살로 인해 목적이 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노무현, 문재인, 그들은 민주화 됐습니다. 도둑놈도 살인마도 그들이 집권하는 순간 민주화가 완성되는 거 한 두번 봤습니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누가 지 입으로 내 독재자요 합디까. 누가 내가 도둑놈이요 내가 살인마요 합디까. 도둑놈도 정의사회 구현이요, 도둑놈의 애비들도 위대한 문민의 정부요, 국민의 정부였습니다.

수능시험이 끝났으니 이제 아이들 차례입니다.
집이 강남도 아니고, 수백만원짜리 과외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노동자의 아이들이 어차피 실업자 아니면 비정규직으로나 살아가게 될 아이들이 차례차례 옥상에서 뛰어내릴 차롑니다. 영등포 경찰서장 짝 날까봐 내놓고 말은 못해도, 아이들의 잇따른 죽음엔 전교조의 기획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하고 싶어 근질근질한 입들이 한둘이 아닐겁니다.

강남의 집 값이 1주일에 7억이 오르고, 야당이 한 자본에게서만 100억을 받고, 철도에서, 부안에서, 전교조에서 정부가 했던 약속들이 손바닥처럼 뒤집어지고, 어느 것 하나 정상인 게 없고 어느 구석 하나 상식이 통하는 게 없는데도 용케도 정권이 유지되는 그리고 언제나 비슷한 행태가 되풀이되는 유일한 힘.

경상도에선 자본가도 1번 노동자도 2번, 전라도에선 자본가도 2번 농민도 2번. 이 희한한 연대가 유지되는 한 아무리 피터지게 싸워도 세상은 안바뀝니다.
노동자가 죽고, 농민이 죽고, 노점상이 죽고, 장애인이 죽고, 아이들이 죽어도, 그때마다 다시는 울지 말자 수백 번을 맹세해도, 죽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죽었으면, 그 아까운 생목숨들을 그만큼 바쳤으면 영남대승론,
호남필승론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필승론이 될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제발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자금을 쌓아놓기 위해 빌라 한 채가 통째로 금고가 되는 시대에, 한푼 두푼 모았던 돼지저금통이 아직도 감개무량하십니까?
자본가에게서 나온 검은 돈으로 정권을 사는 대통령이 노동자 편이기를 바라셨습니까? 조중동의 입이 곧 정권의 이데올로기가 되는 체제에서 민주주의를 갈망하셨습니까? 효리에게 알몸을 보여달라는 스포츠신문들을 돈 내고 사보면서 세상이 바뀌길 바라셨습니까? 삼성해복투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도 라이온스를 응원하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울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줄줄이 개죽음을 당해도 현대 호랑이 축구단이 이기는 날 축배를 드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우리는 저들의 손바닥을 한치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조남호만 나쁜 놈입니까? 김문기만 죽일 놈입니까? 착한 자본가는 없습니다. 남을 위해서는 단 하루도 살아보지 않은 자들만이, 남의 눈에서 쏟아지는 피눈물을 달게 마시는 자만이 자본가가 될 수 있고, 그게 자본주의입니다.

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게 애국이 아니라 효순이 미선이를 위해, 핵폐기장 반대, 파병반대를 위해 촛불을 밝혀드는 게 애국이요, 대∼한민국을 외치는 게 단결이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게 계급적 단결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생산해낸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영남·호남의 연대가 아니라 농민·여성·이주노동자·장애인·노점상, 그들과의 연대가 진정한 연대입니다.
철도 동지들, 화물연대 동지들, 쓰라린 만큼만 다시 일어섭시다. 한진중공업 동지들, 세원테크 동지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동지들. 우리가 흘린 이 피눈물만큼만, 꼭 그만큼만 다시 갚아 줍시다.

전국에서 오신 수많은 동지들. 그리고 하도 오래 싸워서 이제는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또다시 맨몸으로 이 시린 겨울을 맞설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
작은 노조라서 신문에 한 줄 안나고, 집회 한번 뽄때나게 안되던 수많은 투쟁사업장 동지들.

돈 없고 권력 없는 노동자들이 몸뚱이로 써내려 왔던 피눈물의 역사. 목숨으로 노동해방 횃불을 밝혀왔던 노동자들의 처절한 역사. 그 역사의 승리를 위해 이제는 검은 머리띠말고 노동해방의 붉은 머리띠를 다시 맵시다. 숨쉬는 것조차 죄스럽고, 지금은 죽을 만큼 힘들어도 기필코 살아서 단결 투쟁 노동해방으로 총진군합시다.

Posted by 생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