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8. 6. 1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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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서진이와. 부모님과 조카 둘과 함께 사전투표 하러. 

유모차 두 대에 서아는 아기띠로. 대가족 총출동. 

동사무소에 갔는데 투표소는 2층이고, 엘리베이터는 없어서 유모차는 1층에 두고 올라가야 한단다. 

윤아는 내려서 데리고 올라가면 되었지만 잠든 서진이는 깰까봐 꺼낼 수도 없고.

무엇보다 우린 그렇다치고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은 어떻게 투표를 하라는 건지 순간 남편도, 나도 화가 울컥 했다.

윗층에 있던 직원들이 부랴부랴 내려와 사무실로 우릴 안내해주며 아길 봐줄테니 투표하고 오라고 했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길 맡기기도 어렵고 해서 부모님부터 먼저 투표하고 오시기로 했다.

직원들에게 "그럼 휠체어 타시는 분들은 투표를 못하나요?"라고 물으니 아무 말이 없다...


이번엔 부모님도 2번은 안 찍으시기로 했다.

1번 찍으실 것 같진 않고 내가 지지하는 정당도 썩 안 내켜하시는 것 같아 2번을 안 찍는 걸로 가족 대화합을 이루자고 했다.

그럼 박근혜 찍은 건 잊어드리겠다며...^^;;;

두분도 그건 좀 아니다 싶으신지, 그 얘길 하면 좀 민망해하신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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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여행에 함께 다녀온 사람들과 뒷풀이. 

서진이도 보여줄 겸, 아니 서진이 때문에 우리 집에서 하기로 하고 포항에서 올라오는 팀은 물회를, 언니들은 코스트코에서 장을 봐오기로 했다.

나도 짬을 내어 (부모님이 서진일 봐주신 시간에) 약선보쌈과 카프레제, 무쌈을 준비.

보쌈 소스는 전에 먹었던 맛 그대로 낼 수 있었지만, 고기가 예쁘게 썰리지 않았고. 카프레제 소스도 아쉬웠지만 그래도 잘 먹어주길 바라며.

사람들과의 만남은 실컷 웃으며, 오랜만에 왁자지껄하게 즐거운 시간이었다. 


집에서 노는 장점이 있다. 자리가 무르익을 때쯤 다음 술자리로 옮겨야 할지 말지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조금 느슨한, 편한 자세로 놀아도 되고.

큰 웃음소리가 새어나갈까 가끔씩 사람들에게 주의를 줘야하는 건 있지만.

이렇게 여러 명을 집에 초대하긴 처음인데, 괜한 자신감? 같은 게 생겼다. 마루가 좁아 누굴 부르기 불편할 줄 알았는데 괜찮은걸?

다음 번엔 누굴 초대해볼까. 남편은 좀 피곤해하겠지만 벌써 이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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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동생네와 10시가 넘어 와인 한잔.

서진일 맡기며 친정에서 재워야 하기도 하고 마침 동생네도 온대서 밤에 프랑스에서 사온 와인을 한잔 하기로 했다.

다만, 우리 약속 이후다보니 손님들 가시는 시간을 계속 체크해야했던 게 함정.

역시, 두탕을 뛰는 약속을 잡는 건 서로에게 민폐인 것 같다... 다음엔 꼭 여유있게 잡아야지.


나이가 들수록 동생네가 참 좋다. 바르게, 열심히, 어른스럽게 살고 있는 동생도 좋고, 언제나 든든하고 고마운 올케도 참 좋다.

남편이 술을 안 먹다보니 술 한잔 같이 못하는 게 아쉽기도 하고, 결혼하면서 동생네 따로 밥 한끼 못 사준 게 가끔씩 마음에 걸리기도 해서

서진이 낳기 전에 따로 식사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는데 결국 못하고 말았다. 지금은 부모님께 아이 셋을 맡기고 우리끼리 놀긴 죄송하니.

사실 부모님보다도 동생네와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고 싶었는데 

조금 마시다 올케는 아기들 재우러 가고, 아버진 회사 문제로 남편과 둘이 얘기하게 되고. 엄만 재미없어 하시며 동생이랑 얘기 하시다 쫑.

아이들이 얼마나 커야 동생네와 맥주 한잔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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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점심은 남편 외할머니댁을 찾았다. 아기 보여드릴 때가 됐다 생각했는데, 마침 외삼촌 생신이기도 해서.

시동생도 다행히 시간이 맞아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었다.

서진인 역시. 두시간 반을 크게 칭얼대지 않고 엎치락 뒤치락 뒹굴기도 하고, 삼촌과 아빠 품에서 놀다가 조용히 잠들었다.


가물가물하지만, 어렸을 때 '삼촌이 좋았다'는 기억은 남아있다. 

어떻게 놀아주셨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삼촌이 우리와 잘 놀아주셨고 예뻐해주셨던 기억만은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서진이가 삼촌과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외삼촌은 이미 자식이 둘이나 있으니 친해지기가 쉽지 않고.

내가 삼촌에게 받았던 사랑을 서진이도 받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고.

삼촌도 서진이를 통해 조금더 아기를 사랑할 줄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고.

삼촌도 결혼해서 아기가 생기면 그럴 기회가 없단다, 서진아~~~ 


Posted by 생숭이
일상2018. 6. 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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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빨리 지나갔다고 느낀 한 주. 

월요일은 오후에 근처 쇼핑몰에 가서 아기 모자와 바지 살겸, 두어시간을 보냈고. 

화요일은 엄마집에 가서 바닥에서 놀게 하고 안고 자고. 오후 늦게 병원에 가 비타민을 사고 필라테스를 미루고.  

수요일은 현충일. 남편과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파주 롯데몰로. (스타필드 갔다가 늘어선 차량에 바로 돌아섰다.) 

목요일은 1차 영유아 검진에, 또 선물살 게 있다는 핑계를 만들어 쇼핑몰에 다녀오고. 

금요일은 엄마도 오셨고, 외출할 일이 있어 아기를 맡기고 오후를 보내고. 

수요일이 빨간 날인게 너무 다행이고 기뻤고. 엄마가 목요일 밤에 올라오셔서 마음이 괜히 더 든든했고. 

모든 사람의 근무가 월화수목금토일 이런 식이면 좋을텐데, 절실히 느낀 한 주. 

덜 힘들고, 덜 외롭고, 덜 지루하다고 느낀 한 주.  

이번 주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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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진이가 많이 컸다고 느낀 한 주였다.  

전엔 우는 서진일 한 명이 안고 방안을 뛰어다니며 달래고, 그 사이 한 명은 빨리 밥을 흡입하고. 그래도 잘 달래지지 않아서 먹는 사람도 체할 것 같고, 달래는 사람도 진땀을 뻘뻘 흘렸던 때가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차에 태워 쇼핑몰에도 가고. 유모차에 앉혀놓고 바라보며 둘이 같이 마주보고 앉아 밥을 먹고. (물론 징징대기에 달래며 먹느라 여유롭진 않았다.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심지어 유모차를 옆에 두고 아.아도 한 잔 했다.  

돌아오며 남편과 이야기했다. 우리 서진이 정말 많이 큰 것 같아...  

요즘 평일 저녁도 아기 마지막 수유를 남편이 하고, 난 저녁 준비를 후다닥 하고. 아기가 쏘서에서 노는 사이, 둘이 저녁을 먹는다.

남편은 이렇게 둘이 밥을 같이 먹는 것만도 '꿈만 같다'고 한다.


1차 영유아 검진 결과도 받았다. 키는 앞에서 11등. 몸무게는 9등.  

하루에 200ml 씩 5번, 1000ml을 꼬박꼬박 먹으니 잘 먹는 아기라는 생각은 했지만 등수가 꽤 높구나. 흠.  

병원에서도 울기는 커녕 한번도 칭얼대지 않아서 의사 선생님이 "편하게 진료했다"고 할 정도였는데, 

집에 와서 범퍼에 눕히자마자 "왜 날 내려놓느냐"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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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재우고 나오면 9시쯤. 바로 아기 빨래를 하고, 설거지나 젖병을 씻고 소독하고. 집안일 이것저것을 하고.  

그러면 10시반~11시가 되는데 그때부터 주어지는 짧은 나의 시간.  

전같으면 좀 늦게자도 되겠지만 아기가 5시~5시반이면 일어나서, 강제 기상시간이 잡혀있으니 12시엔 자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니 하루 중 뭔가 하고싶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인 셈. 

하지만 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서, 혹은 그마저도 해야할 일을 하느라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도 읽고 싶고, 밀린 블로그나 사진 업로드도 하고 싶고, 요즘 놓친 기사들도 보고 싶고, 나중에 봐야지 미뤄둔 프로그램도 보고싶고. 

하지만 일주일은 이유식 준비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어떤 날은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거나 알아보고. 내가 챙겨야 할 것들을 하다보면 결국 하고싶은 일은 하나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다 오늘같은 날은 '이 정도는 내일 해도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해야할 일들보다 지금 내가 하고싶은 일부터 하고 있다. 맥주 한잔에, 오랜만에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일기를 끄집어내 정리하기. 하지만 '아. 이번주 돈 정리는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 마음이 너무 안 좋을텐데...'하는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앞으로는 자기 전 <아기 사진 업로드-쓴 돈 정리-일기> 하루 30분 간 투자하기로 마음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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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임신을 하고부턴 책은 주로 에세이나 단편 소설을 많이 본 것 같다. 

어려운 책, 생각을 하게 하는 책들은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오래 보지 못했고. 

무엇보다 여행을 가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일상의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구나 등.  

아기를 낳은 후 사람을 만나거나 대화를 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사람의 생각에 공감하고 내 주변, 일상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에세이가 좋았다. 


얼마 전 김소영씨의 에세이도 사보았는데, 남편인 오상진씨의 책도 발간되었다.  

사실 뭔가 오글오글 할 것 같고, (아내에게 바치는 글인 줄 알았다.) 어디 댓글을 보다보니 하루키 같은 유명작가의 글도 아닌데 왜 일기를 사서 보냐는 말에 사지 않았는데. 서점에 갔다가 책을 발견하곤 한번에 집어들고 말았다. 1년 동안 일기를 매일 썼다는데 매일 어떤 일상을 살았길래 빠짐없이 썼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슬쩍 보니 아내에게 쓴 글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인게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힘든 시간을 보낸 그를 응원하고 싶었달까.  

어쨌든 오늘 나를 오랜만에 일기를 쓰게 하는 데 성공했으니, 산 게 아깝진 않은 듯.

Posted by 생숭이

1월 6일. 서진이 태어난 지 12일. 조리원 6일차. 새해 첫 주말인데 내 일상과 풍경은 연초의 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방은 더워서 매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자니 심지어 겨울인지도 모르겠다. 일부러 겨울임을 상기하려 날씨를 찾아보고, 창밖 너머 사람들의 두툼한 옷을 보며 '그래도 밖은 춥겠거니' 짐작할 뿐이다. 

연말에는 보내는 아쉬움으로, 연초는 시작하는 설렘으로 다이어리도 바꾸고 목표도, 계획도 세우고, 일부러라도 뭔가 새로운 걸 기획하곤 했었다. 새해 목표를 뚝딱 세우기가 점점 두려워서 (지키지 못할 계획만 잔뜩 세워놓는 것 같아서) 음력 설까지는 목표 초안을 만들어놓고 설 이후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핸 서진이 때문에 목표도, 계획도 아무것도 세우지 않았다. 고민하지 않았다라는 게 더 맞겠다. '엄마'가 되면 계획했던 일은 하나도 못한다는 주변 말들을 많이 들었어서 못했을 때의 실망감, 좌절감 등을 느끼지 않으려 아예 세우지 않은 터였다. 잘한 건지, 어쩔 수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연초의 기운이 덜 나는 것 같기도. 

상반기 안에 노무사 1차 시험을 보겠다는 애매한 계획 정도는 있었는데 막상 서진이가 태어나고 나니, 가능한 건지 모르겠다. 

신랑이 선물해준 예쁜 다이어리도 있지만, 올해 다이어리를 어떻게 쓸 건지에 대한 고민도 그래서 들었나보다. 새해를 맞아 설렘과 기대, 포부 가득히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있을 사람들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 





서진이는 어제도, 오늘도 오후 1시반쯤 되니 칭얼대며 안아달라 보챘다. 신생아실을 지나가는데 실장님이 "동동이가 또 안아달라며 보채네요. 돌아가면 엄마 힘들겠다~"고 하셨다. 모자동실 시간은 아니었지만 울고 있는 서진일 모른채 쉴 수 없어 안고 방에 들어왔다. 방에서도 칭얼대고 울었지만 엄마품을 알아보는지 10분 정도 후에 슬며시 잠이 들었다. 

서진이가 설마... 등 센서가 있는 아긴 아니겠지...? 아기띠는 좀 더 크면 살까 했는데 신생아용으로 빨리 사야겠다. 벌써 왼쪽 손목이 아프다. 

저녁에는 토요일이라 쉼터에서 영화 상영을 해주었다. '미녀와 야수'였는데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서진이 수유 콜이 와서 자연스레 포기. 고맙다, 서진아...





젖을 먹이면 엄마가 엄청 허기진다는데 (돌아서면 배고플 정도로) 아직 그 정도로 먹이고 있진 않은 건가.

미연언니랑 카톡하다가 모유 먹일 때가 더더 까다롭다며 좋은 음식 잘 챙겨먹으라고 하길래 검색을 해봤더니 수유때 못 먹는 음식이 참으로 많구나. 근데 다이어트에 좋은/안좋은 음식과 건강에 좋은/안좋은 음식과 임신할 때 좋은/안좋은 음식과 수유할 때 먹으면 좋은/안좋은 음식과... 다 같은 거 아닌가... 

오늘은 유축 2번. 양이 좀 줄었다... 텀을 잘 못 맞추는 지도. 


* 모유수유 중 '주의'해야 할 음식

1) 맵고 빨간 음식 : 김치, 고추, 마늘, 생강, 양파 등

- 위와 같이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아이의 설사나 배앓이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매운 음식은 아기의 항문 주위를 헐게 할 수 있어서 조금씩 먹되 항문 주위를 확인해 이상이 있으면 삼가는 것이 좋다. 

(* 병원에서는 말도 안된다고 했다는...)

2) 카페인 음료 및 식품 : 커피, 차류, 코코아, 약, 탄산, 초콜릿 등

- 1~2잔의 커피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너무 많이 마실 경우 아기의 숙면과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3) 기호식품 - 음주, 흡연

4) 수은 함량이 높은 생선 : 참치, 가물치, 옥돔, 메기, 쏘가리

5) 단 음식 : 식혜, 꿀, 설탕 등 

- 단 음식은 유선을 막고 모유량을 줄게 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 특히 식혜의 재료인 엿기름과 홍삼, 인삼 등은 모유량을 줄이는 음식이므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6) 알레르기 유발 음식

- 모유수유 중에는 달걀 흰자, 새우, 게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음식들은 아기에게 직접 먹이는 시기도 돌 이후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7) 복통과 설사 유발 음식 : 참외, 복숭아, 자두, 살구 등 

- 위와 같은 성질이 냉한 과일을 많이 먹으면 아이에게 복통이나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8) 지방이 많은 음식 : 튀김, 피자, 케이크 등 

- 고지방 음식은 유선을 막아 젖몸살을 일으킬 수 있다. 

* 차가운 음식과 딱딱한 음식은 산모를 위해 금지. 

* 건강한 모유수유를 위해. 

-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사. 좋은 음식으로는 지방이 적은 붉은 살코기, 닭가슴살, 콩, 두부 등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 빈혈을 예바하는 '철분', '칼슘',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 등을 챙겨 먹는 것이 출산 후 회복에 도움이 된다.


Posted by 생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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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은 대 멘붕이 온 날이었다.

모자동실 시간에 서진일 데려왔는데 오늘도 눈을 말똥말똥. 어젠 안아주면 곧 잠들더니 오늘은 잠들지도 않는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 같길래 응가를 했나 싶어서 기저귀를 보니 깨끗. 연습삼아 기저귀나 한번 갈아줄 요량으로 기저귀를 빼서 새 기저귀를 가져오는 순간, 서진이가 쉬를 하고 있었다! 배냇저고리와 속사개 두개가 다 흠뻑 젖어서 신생아실에 전화를 했더니 데려오라고 한다. 기저귀만 채워서 데려다주려 했더니, 이번엔 서진이가 응가를 하고 있다! 이미 배냇저고리에 싸버린 탓에 등에도 묻고 허우적 대다 양말에도 묻고. 어설프게 기저귀 채우려다 그 위에 더 싸는 바람에 기저귀 하나는 이미 버리고. 아무래도 기저귀만 채워서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다시 전화를 했더니 바로 와주셨다. 오시더니 응급환자를 데려가듯이 속싸개 전체를 안고서 바로 데리고 가심... 

아, 너무 놀래고 멘붕이 와서 서진이가 가고 나서 10분은 드러누워 있었다. 조리원 있는 동안은 웬만하면 기저귀 가는 건 안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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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리원 기간 1회 포함되어 있는 경혈마사지를 받았다. 전신을 40분 정도 받았는데 좀 짧은 느낌은 들었으나 그래도 좋았다. 임신한 이후 처음(9개월?)으로 엎드려 보기도. 어깨나 등이 시원한 것도 좋았고, 임신했을 때 아팠던 엉덩이랑 고관절 근육 등이 아직도 아파서 옆으로 돌아눕는 게 여전히 힘든데 빨리 풀어주고 싶다. 아, 오늘은 드디어 수술 후 처음 샤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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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육은 아이 단계별 성장. 주되게는 조리원 후 아기를 대하는 법? 

몇가지 기억할 내용은, 

- 낑낑 거리며 우는 건 소화가 잘 안되고 있어요, 라는 뜻. 좀 세워서(반듯하게 안아서) 트림을 시켜줘야 한다.

- 아기가 약 9개월 동안 자궁 속에 있었기 때문에 속싸개는 자궁 속에 있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한다. 보통 한달 정도 하는데 자주 자지러지게 울거나 적응을 못하면 2~3개월까지 속싸개를 해줘도 좋다. 아니면 한쪽 팔씩 서서히 빼는 것도 좋다. (단, 낮에 놀 때는 좀 풀어줘도 된다.)

- 아기는 그동안 자궁 속에서 부력으로 떠 있다가 태어나면서 중력을 느낀다. 반듯하게 누워 있으면 중력으로 인해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럴 땐 옆으로 안아주거나 살짝 옆으로 눕게 하는 것이 좋다. 수유쿠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 자궁 속에서는 엄마가 활동하면서 느끼는 소음들을 그대로 느끼고 살았는데 태어나고 집에서 조용하면 불안할 수 있다. (밤에는 조용해도 된다.) 태교음악도 마찬가지. 엄마 뱃속에서는 태교음악을 들으며 지냈기 때문에 태교음악을 틀어주면서 1,20분 안아주다 내려놓는 게 좋다. (잠들고 나자마자 바로 눕히지 말고 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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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난히 피곤하고 기운없는 날이었다. 특별한 일이 있는 건 아닌데도 기분이나 몸이 축축 처지기도 했고 수유하거나 교육받고 돌아오면 바로 뻗어서 30분 정도 잠들었다 깨었다. 우울까진 아닌데 괜한 허전함도. 블로그를 쓰거나 뭘 검색하는 등 뭔가에 집중하면 기분이 좀 나아지곤 했었는데 오늘은 뭘 하는 것도 기운이 없는 날이었다. 일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내일은 주말이니 좀 더 즐겁게 보내봐야겠다... 



오늘도 밥은 잘 나오고, 간식, 야식도. 어머님이 "퇴원하면 무지 그리울 남의 손 반찬"이라고 하신 만큼, 좀더 잘 먹어야지...




근린공원 풍경이 새롭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랑 손 잡고 열심히 운동했던 곳인데, 갈 수 없어서 그런가 가까이 있는데도 더 멀게 느껴진다. 요 며칠은 날씨가 좀 풀렸는지 곳곳에 쌓여있던 눈도 많이 녹았나보다. 2주 정도 병원 안에만 있다보니 찬 바람도, 공원의 우레탄 촉감도 느껴보고 싶다. 




오늘은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 좀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얼굴이 하얗게 필 때면 피부가 선천적으로 건조한 건지 걱정이 확. 결국 가습기는 좀 좋은 것으로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서진이도 그렇지만 나도, 신랑도 피부가 건조한 편이니까. 오늘은 실장님이 서진이가 몸무게도 늘었다 해서 기분이 좋았다. 아까 서진이가 응가를 하는 그 멘붕의 순간에도 물똥이 아닌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나도 이렇게 엄마가 되어가나보다. 



Posted by 생숭이

새벽내 시간마다 깨기를 반복하다 8시쯤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깼다. 12시에 경혈 마사지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였다. '1시반 교육도 들어야 하는데 점심은 언제먹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으나 일단 알겠다고 했다. 아침도 입맛은 없어서 반쯤 먹고 어머님이 보내주신 팥빵이랑 우유를 반 정도 먹었다. 



오전 교육은 '모빌 만들기'였는데, 굳이 듣고 싶진 않아서 방에서 유축을 했다. 왼쪽 오른쪽 합쳐 80ml. 이 정도면 분유 없이 모유로만 보충도 가능하겠다. 어제 실장님이 한 쪽이 잘 나온다고 그쪽만 계속 하면 짝가슴 된다는 말이 맴돌아서 왼쪽 오른쪽 반반씩 맞춰 유축했다. 




9시반쯤 수유하러 갔다가 동동이가 너무 배고파해서 분유 보충을 하기로 하고 돌아왔다. 10시쯤 분유를 먹었을테니 오늘 모자동실 시간엔 푹 자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분명 잠든 동동일 데려왔는데 방에 오니 눈을 말똥말똥 뜨더니 곧 울기 시작했다. 배고플리는 없고 기저귀도 한번 들춰봤는데 괜찮은 것 같고. 이유를 모르겠으니 일단 안아서 토닥토닥 해주니 서서히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근데 점점 안고 있던 팔이 끊어질 듯 아파왔다. 등센서 있는 아기들 안아서 재우다 팔 떨어진다더니 이제 점점 실감하겠지. 다시 눕혀서 좀 재우다 12시쯤 데려다주었다. 아무래도 방이 좀 더운듯해서 더 칭얼대지 않았나 싶다. 

12시 마사지교육은 내일로 미루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고 오후 교육도 2개나 들어야 해서 너무 바쁠 것 같았다.




오후 교육은 아기사랑 마사지 교육과 피임 교육이었다. 일반적인 '건강' 말고 내가 신경쓰는 게 더 있다면 '피부'와 '성장' 에 관련된 것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전에 용 언니가 애들 키크는 비결로 아기 때 마사지를 잘 해주는 게 좋다고 했던 터라 조리원 들어오면서 꼭 듣고싶었던 교육이다. 사실 영상보면서도 할 수 있고 아기 마사지가 특별한 방법이 있겠냐만은 '그래도' 한번은 들어보고 싶었달까. 교육 자체는 사실 간단했는데 아기 보습이나 피부, 로션크림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교육 끝나고는 천연 유기농 로션워시 세트를 주문하고 나왔지만. 다른 교육 끝나고 이런 판매를 하면 상술이라며 살 생각도 안할텐데 역시 아기 용품은 다르다... 게다가 어차피 조리원서 쓰던 제품을 구매할 생각이었으므로 되려 싸게 잘 산 셈이다!!! (신랑도 그렇게 생각해줄 것이다...)

피임 교육 끝나고는 피곤해서 방에 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1시간쯤 잤나 저녁밥을 갖다주셔도 쿨쿨 잤는데, 6시쯤 동동이 수유콜을 받고 저녁도 안 먹고 달려갔다. 

오늘은 동동이가 크게 투정 부리지 않아서 (한번 정도) 수유에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었는데 마지막 수유땐 결국 성질을 내서 바로 보충하기로... 잘 먹다가 왜 그러니... 




오늘 동동이 배꼽이 떨어졌다. 생각보다... 아름답지는 않구나... 이걸로 도장도 만들고 한다는데 어떻게 보관할지는 생각해봐야겠다... 어쨌든 오늘 하루 더 성장했구나, 동동아. 




그저께?까진 밥 주는 때 맞춰서 꼬박꼬박 먹었는데 하는 거 없이 피곤하고 입맛도 없으니 밥 때가 계속 밀리고 있다. 아침은 9시, 저녁도 6시 넘어서... 안 그래도 밥맛 없는데 국도, 반찬도 식어서 더 먹기 싫어질라 잘 챙겨먹어야겠다. 식사는 분명 잘 나오고 있는데 왜 밥맛이 없을까. 혼자 먹어서 그런가. 신랑 가기 전에 요거트 같은 것 좀 사다놓을 걸 그랬나보다. 




신랑이 옆에 없으니 감빵생활을 봐도 영 재미가 없고 뉴스도 더 안 봐진다. 

Posted by 생숭이